[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김영소 전 한진해운(117930) 전 상무가 조세피난처인 사모아에 페이퍼컴퍼니(유령법인)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예금보험공사가 자회사인 ‘한아름종금’을 통해서도 세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따르면 김영소 전 상무는 지난 2001년 조세피난처인 사모아에 설립된 ‘로우즈 인터내셔널(Rhodes International Limited)’이라는 이름의 페이퍼컴퍼니 주식을 인수했다.
페이퍼컴퍼니 주식을 사들인 시기는 김 전 상무가 한진해운 서남아지역 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다. 로우즈 인터내셔널은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업체인 PTN사가 미리 만들어 둔 페이퍼컴퍼니다.
이들의 로우즈 인터내셔널 지분 인수를 중개한 곳은 UBS 홍콩지점이다. 최은영 회장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에도 UBS 홍콩지점이 중개했다.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진해운 전현직 임원이 모두 UBS 홍콩지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상무는 “당시 직장상사의 요청으로 설립서류에 날인한 것이며, 법인 설립 후 운영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직장상사와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법인의 주주 및 이사지위에서 탈퇴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과는 달리 김 전 상무는 2010년 상반기까지 주주, 그것도 실소유주(Beneficial Owner)로 등재돼 있었다고 뉴스타파 측은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이와함께 예보가 지난 1999년 금융위기 당시 직원 개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최근까지 운용한데 이어 자회사인 한아름종금을 통해서도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를 운영했던 정황을 포착했다.
ICIJ가 입수한 데이터에 따르면 PTN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한아름종금에 페이퍼컴퍼니 세 곳의 연간 회계보고서 등 서류를 보내줄 것을 요청하는 팩스 기록이 나온다. 특히 이 세 곳의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된 곳은 가장 비밀스러운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라부안이다.
이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로 기록된 허용과 신상헌은 각각 당시 예금보험공사 자회사 직원과 삼양종금 출신 인사로 추정된다는 것이 뉴스타파 측의 설명이다. 또 다른 페이퍼 컴퍼니에는 삼양종금 출신의 진대권씨가 등기이사로 기록돼 있다.
한아름종금은 금융위기 당시 퇴출 종금사의 정리 업무를 맡은 가교 종금사다. 공적자금을 투입해 퇴출 종금사의 자산과 부채를 정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이에 대해 예보 측은 “한아름 종금이 직접 설립한 게 아니라 삼양종금이 만들어 운용하던 것을 퇴출이후 이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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