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번주 중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 세부 경영목표를 오는 17~18일 글로벌 경영전략협의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글로벌 전략협의회에는 대표이사와 각 사업부장 등 최고경영진은 물론 전 세계 법인장들도 총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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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략협의회는 그 어느 해보다 긴장 속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불황이 내년에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20%를 넘은 올해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방안이 뚜렷히 보이지 않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주력 사업의 성장률이 올해보다는 더 둔화될 전망”이라고 했다.
스마트폰을 맡는 무선사업부가 대표적이다. 무선사업부는 내년 월 최소 10조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120조원의 매출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예상치(90조원)에 비해 30% 정도 성장한 수치다. 다만 이는 올해 성장률(약 70%)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영업이익도 매분기 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올해에 비해서는 크게 높지 않다. 중국산(産) 저가 스마트폰의 공세가 거세 영업이익으로는 올 하반기가 정점일 수 있다는 일부 내부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사업은 더 움츠러들 전망이다. 중국에 건설 중인 시안 낸드플래시공장 가동이 예정(2014년 1분기)보다 늦어지면 큰 폭의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경기 화성 시스템반도체 17라인 완공을 늦추기로 했다. 다만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이익률이 높은 솔루션 제품은 크게 늘리기로 했다. 내년 중으로 SSD의 매출을 메모리사업부 낸드플래시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는 35% 안팎이다.
TV 사업은 시장평균인 5%를 다소 웃돌겠다는 목표다. 평판TV(PDP TV+LCD TV) 판매량은 올해(5000만대 목표)보다 10% 오른 5500만대로 잡았다. LCD TV 시장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터여서 내년 성장률 목표는 올해와 크게 변함이 없다. 다만 사업팀에서 사업부로 승격된 의료기기사업부는 내년 주목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의 해외법인을 통합해 본격적인 영업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사업부장도 사장급(조수인 사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폰의 급격한 성장세는 내년에 약간 꺾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관리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산세가 험할수록(불황일수록) 숲 전체를 보는 동시에 나무·돌멩이까지 확인하는 게 최고경영자의 역량”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