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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떠난후 더 잘 나가는 코스닥..이유는?

박기용 기자I 2009.02.05 14:11:40

올들어 가장많이 오른 시장 `안전자산 선호 약화도 한몫`
NHN 떠난후 수급 선순환.."막연한 기대보다 정책수혜 따져봐야"

[이데일리 박기용 안재만기자] 코스닥 지수가 일주일째 상승 중이다. 정책 테마주 랠리의 영향 탓이지만,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작년 하반기의 주가 급락과 NHN의 코스피 이전 등이 한몫 했지만 정책 기대감이 실제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질 지에 대해선 면밀한 분석이 따라야 한다는 진단이다.

5일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말 330.40포인트에서 전날 378.88포인트까지 무려 14.7% 가량 올랐다.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른데다, 이날도 오전 현재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전 세계 주식 시장 중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개인과 기관이 각각 팔자세와 사자세를 보이는 등 `개인이 팔고 기관이 거둬들이는 양상`이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다.

◇ 코스닥, 전 세계서 가장 많이 올라..기관 매매속성도 한몫

이러한 코스닥 지수의 강세는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가 의도치 않은 원인이 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포트폴리오가 대형주 중심이라 주로 기관들이 보유한 코스피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하게 돼 있다. 자연스레 외국인들에게 내어 준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기관들의 관심이 코스닥 종목들에 쏠리게 된다는 것.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관이 내놓은 대형주를 외국인이 사주면 기관은 그 돈으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식"이라며 "원래 외국인이 순매수할 땐 코스닥이나 중소형주가 오르는 경향이 있고, 이러한 패턴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의 과도한 급락과 기관이 주도하는 장세 속성 등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코스피에 비해 너무 빠진 데다, 한 번 사기 시작하면 꾸준히 매수를 이어가는 기관의 속성 탓이란 얘기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급락기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덜 안전한 자산인 코스닥이 더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악화되면서 이에 따른 반대급부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관이나 외국인은 매매 속성상 자신들이 보유한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번 선정한 종목은 하루 이틀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매수세를 이어가는데, 여기에 관망 투자자들이 늘면서 매도세가 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NHN 빠진 구멍이 수급 선순환..정책테마株 많이올라

NHN(035420)의 코스피 이전에 따라 코스닥 시장 개별 종목에 대한 수급이 좋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임동민 연구원은 "가장 덩치가 큰 NHN이 코스피로 이전함에 따라 이를 대신할 종목을 찾는 움직임이 코스닥의 수급을 활성화시킨 측면도 있다"며 "NHN은 굉장히 고평가된 주식이라 NHN이 빠지면서 코스닥 시장 전체에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생긴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연초 증시 랠리가 정책 테마주들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들 종목이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기관이 적극 가담하면서 과거의 테마주와는 다른 양상이란 것.

이윤학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 시장은 정부정책 랠리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며 "특히 기관이 주도하다보니 예전의 테마주와 달리 실적이 좋은 50~100개 이내의 종목이 많이 오른데다 이것 역시 제한적이며 확산되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과거 테마주들을 주도했던 개인에 비해 분석능력이 월등한 기관이 장을 주도하다 보니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만한, 내실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다는 것. 이 연구원은 정부의 추경편성이 조기에 집행되면서 이러한 `정책 랠리`의 흐름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과도한 기대는 금물.."정책 수혜여부 면밀히 따져야"

코스닥 시장의 강세가 예전 같지 않다보니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종목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초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는 NI스틸(008260), 한국선재(025550), 삼강엠앤티(100090) 등은 증권사에 의해 정부 수혜주로 지목된 종목들이다.

다만 연초 코스닥 지수가 정책 기대감으로 오른 만큼 이러한 기대의 실현 여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동민 연구원은 "녹색성장 같은 주요 정책의 수혜를 입으려면 그만큼의 투자와 비용 지출이 따라야 하는데 코스닥의 작은 기업들이 과연 감당해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정부 정책이 개별 기업들에게 기대만이 아닌 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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