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서교공) 1·3노조의 교섭이 결렬된 가운데 신규채용 규모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조는 현장의 인력 공백을 메울 채용을 요구하지만, 공사가 의뢰한 용역 중간보고서는 전체 정원을 줄일 여지가 있다고 진단해 파장이 예상된다.
인력 비효율·방만 경영 짚은 내부 진단…최대 880명 감원 필요
6일 이데일리가 입수한 ‘서울교통공사 적정인력 산정 및 조직진단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서교공의 인력 운영규모는 적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업무 재배치를 비롯한 유연한 인력운영을 검토해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세부적으로 기관사 등을 포함한 승무사업소는 안정적인 열차운행과 예비 인력 확보를 위해 정원 증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열차의 운행 횟수를 조정해 필요인력을 줄일 수 있지만 대시민 수송서비스의 수준이 떨어질 수 있어 승무인력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본사와 지원부서는 업무중복과 단순·반복업무를 개선함으로써 정원을 조정할 여지가 크다고 봤다. 차량사업소는 인력을 소폭 조정하고, 영업사업소와 기술사업소는 전반적으로 현재 정원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도출된 적정인력은 최소 1만 5726명~최대 1만 5942명이다. 지난 4월 기준 공사 정원(1만 6606명, 9호선 운영 부분 제외)보다 최대 880명 적은 규모다. 앞서 공사는 서울시와 협의해 2023년 1033명, 2024년 630명, 지난해 820명을 새로 채용했다.
이번 평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서교공의 재정 악화가 빌미가 됐다. 서교공은 2020년 당기순손실이 1조 1137억원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2020~2022년에는 운영비 충당용 공사채 1조 8660억원을 차입했다. 서교공의 부채규모는 2021년 6조 6072억원에서 지난해 7조 7564억원으로 5년 새 1조 1492억원 증가했다.
보고서는 노조와 공사, 서울시에 각각의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노조에는 △2호선 1인 승무 △영업 비숙박 근무제도 △검사주기 개선 등 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각 본부는 조직운영 개선 논의를 할 때마다 유사 안건을 반복 제출하는 등 자체 노력이 소극적”이라며 “본사는 새로운 업무 발생 시 부서 내 해결보다 임시조직이나 추가 인력 확충에 집중했다. 그 결과 관리직과 실무직원이 불어나는 비효율이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에 대해서도 업무이관(위탁)의 경우 업무수행 주체의 변경에 불과함에도 조직 운영을 개선할 노력을 부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공사가 운영비 부족분을 지원해줄 것을 시에 요구하면 ‘자구 노력’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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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가 강조한 ‘유연한 인력운영’은 임단협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교공 통합노조는 지난달 28일 사측에 승무원 수시채용을 포함해 1405명의 신규채용 공고를 요구했다. 인력부족에 따른 현장의 업무부담과 시민 안전 위협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총액 대비 3.5% 임금인상과 인력 감축에 기반한 경영혁신계획 폐기를 공사와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다.
전동차 고장과 산업재해의 증가도 인력 확대를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교공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교공의 전동차 고장은 총 943건, 운행장애는 11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125건에서 지난해 198건으로 4년간 58.4% 증가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24건이 발생했다. 원인별로는 재질 노후가 40.9%로 가장 많았고 △재질결함(38.5%) △제작·시공 결함(11.7%) 등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서교공에서 산업재해로 숨지거나 부상·질병을 얻은 재해자는 49명에서 87명으로 77.6%(38명) 증가했다.
노조는 인력충원 요구에 대한 사측의 답변에 따라 향후 대응 수위를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통합노조는 “사측이 핵심 요구사항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거나 기존 입장을 반복할 경우 교섭의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고 판단하면 교섭 결렬을 포함한 향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송시영 올바른노조(제3 노조) 위원장은 “교통공사 3개 노조 모두 개별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채용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같은 의견”이라며 “교섭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파업) 절차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이고 현재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편 최종 용역보고서는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11월 중순에 나올 예정이다. 이 결과는 향후 신규채용 규모를 정할 때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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