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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약 20조2000억원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다만 이는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병원 입내원일수 등이 줄어들면서 지출 증가세가 둔화한 영향으로, 장기적으로는 건강보험 재정 상태 악화가 가속화할 거라는 우려에 국고지원 확대 필요성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적립금은 2029년 소진되고 2060년에는 누적 적자가 5765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건보 지출을 효율화하고 건강보험료율 법정 상한선 8%를 폐지하고 국고지원을 20%로 현실화하는 세가지 조건이 만족돼야만 2029년 건보 재정이 겨우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건보 재정은 ‘재정 외’로 분류돼 있어 정부에서 통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재정 파악이 어렵고 재원배분에 있어서도 과소추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건보를 기금화해 국회 통제를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교수는 “건보 재정을 기금화해 중앙정부 통제 하에 재정당국에서 강력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있고 유연하게 건보 논의체계를 존중하며 총량을 관리하는 재정운용방안 등 전문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막대한 재정지원이 건보 재정에 투입된 다음에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건보재정에 국고지원을 했을 때 활용처를 명확하게 규정짓고 공공보건의료 등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국고지원분이 선제적으로 쓰이도록 배정하고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고령화 등 영향으로 지출이 대폭 증가할 예정이다.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내외인 지출이 2065년에는 7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60년에는 GDP 대비 약 0.7%의 재정수지 적자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김 교수는 장기요양보험의 경우 재가서비스, 요양시설, 요양병원 등 서비스별 가격체계가 각각의 소관부처에서 충분한 논의가 없이 측정돼 왜곡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가격체계 정합성을 재검토하는 노력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수급자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요양등급을 토대로 표준장기요양이용계획서를 발급받은 뒤 직접 어느 시설을 이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장기요양보험 관련 수급자들이 어떻게 시설을 이용할지에 대해 계획을 짜주고 효율적 이용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매니지먼트에도 기본재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수급자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보공단과 공급자 정보를 가진 사회서비스원이 연합해 수급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건보의 경우 적극적 재정통제와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요양보험은 케어 매니지먼트 쪽에서 공공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