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한화, 삼성 제치고 해외법인 최다보유…"미국 뜨고 중국 진다"

최영지 기자I 2022.06.14 11:00:00

한화 해외법인 637곳 기록..전년보다 190곳 늘어
"태양광 등 에너지 해외 사업 공략 영향"
미국 내 법인 1169곳 '최다'..중국은 감소세
한국CXO연구소, '국내 76개 그룹 해외계열사 현황' 분석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국내 76개 그룹의 해외법인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난 가운데 한화그룹이 최다 법인을 갖는 그룹으로 꼽히며 삼성을 처음으로 제쳤다. 또 국내 주요그룹의 해외 사업 전초기지로서 중국에 대한 인기는 시들해진 반면 미국에 대한 선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는 ‘2022년 국내 76개 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 분석’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상으로 지정한 76개 그룹으로, 각 그룹이 공정위에 보고한 해외 계열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76개 그룹이 높은 지분을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계열사는 123개국에 걸쳐 5287곳으로 집계됐다. 이가운데 한화가 해외에 637곳의 법인을 두고 있어 최다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작년에 조사된 447곳보다 190곳 늘어난 수치다. 해외법인 수는 통상 삼성이 가장 많았는데, 한화그룹이 올해 처음 최다 해외법인을 둔 그룹으로 떠올랐다. 한화(000880)가 태양광 등 에너지관련 해외 사업 공략에 적극적인 것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화 다음으로 해외법인이 많은 삼성(575곳)으로 지난해 파악된 594곳보다는 오히려 19개 해외계열사가 줄었다. 이어 SK(034730)(541곳), 현대차(005380)(395곳), CJ(001040)(392곳), LG(003550)(365곳)가 그 뒤를 이었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해외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 미국에만 1169곳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885곳)보다 늘어난 것으로, 전체 해외계열사 중 미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18.8%)보다 3.3%포인트 늘어났다. 국내 대기업이 미국 시장을 중요한 사업 무대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해외법인이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에는 840곳(15.9%)의 해외법인이 운영 중이지만 전년(874곳)보다 줄어들었다. 홍콩에 세운 법인도 지난해 163곳에서 올해 154곳으로 1년만에 9곳이 문을 닫았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내 철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싱가포르에는 국내 주요 그룹이 세운 법인이 점차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싱가포르에만 지난해 167곳에서 올해 186곳으로 국내 그룹의 해외법인 선호지로 인기를 끌었다. 아시아 금융허브 도시로 홍콩보다는 싱가포르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국에 법인을 많이 세운 나라는 베트남(268곳)이었다. 최근 1년 새 베트남에 세운 국내 그룹의 해외 계열사 수는 30곳이나 회사 간판을 더 달았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이 베트남을 생산거점 국가는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중요한 사업 전락 요충지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경우 삼성 해외법인이 지난해 2곳에서 올해 4곳으로 늘었다. 반면 LG는 3곳에서 2곳, GS는 2곳에서 1곳으로 각각 감소했다. 러시아 내 국내주요그룹 법인은 작년 65곳에서 올해 63곳으로 2곳 줄었다. 이와 관련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에서 최근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철수하는 등 상당한 경영 손실을 보고 있어 현대차(005380) 등 국내 그룹은 진출시킨 러시아 법인들의 거취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