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입에 쏠린 투자자들 시선…'테이퍼링' 신호 나올까

김보겸 기자I 2021.08.27 11:37:05

27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 앞둔 파월
"역대급 완화정책, 출구전략 펴기도 어려워"
델타 변이도 변수…난처한 연준
"시장과의 소통, 2013년보다 잘 한다" 호평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7일 잭슨홀 회의에서 막중한 부담을 안고 연설대에 오른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27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일정은 발표하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긴축 개시에 대한 신호가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순간에 직면했다는 분위기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파월 의장과 연준에 초완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압력이 늘고 있다”며 “역대급으로 완화적인 정책을 편 탓에 출구전략을 세우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 입에서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프리야 미스라 TD증권 금리 전략 글로벌 헤드는 “통화정책에 있어서 연준의 모든 변화는 중요하지만 현재 연준 상황은 더더욱 의미가 있다”며 “성장이 둔화하고 연준이 출구전략을 펴려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연준이 올바른 장소에서 적한 시간에 적당한 규모로 빠져나가는 것인지, 경기 둔화를 감안하면 둘 다에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숀 스나이더 씨티 미국 소비자 자산운용 전략 책임자는 경제 회복에 있어 델타 변이가 ‘와일드카드(예외)’ 역할을 하는 상황이라 연준이 다소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투자자들이 델타 변이가 연준의 테이퍼링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초 전 세계 공급망이 멈추며 공급은 줄어든 반면 백신이 공급되며 보복 수요가 폭발하며 물가가 급등했다. 이렇게 경제 회복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델타 변이가 이러한 수요 반등의 발목을 잡으면 테이퍼링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양적완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연준이 대외적인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찰스 플로서 전직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과 경제 모두에 우려스러운 건 정치적 스펙트럼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고 파월 의장은 미묘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한편, 소통 측면에서는 연준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다. 디팍 푸리 도이체방크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테이퍼링은 연준의 신뢰도뿐 아니라 소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전략이 얼마나 좋고 얼마나 투명한지 보여주는 매우 좋은 척도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급작스럽게 테이퍼링을 선언한 탓에 몇 달 동안 금리가 급격히 뛰고 주가는 떨어지는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이 일어난 바 있다. 스나이더 책임자는 “(현재) 연준이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 정말 노력한다는 점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면 2013년의 실수를 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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