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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고위관계자는 2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 축소를 검토하는지’ 묻는 질문에 “검토한 바 없다”며 “(축소하는 쪽으로) 검토할지 말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와 입장이 다른지’ 묻는 질문에는 “국토부 입장에선 시장, 부동산을 고려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협의하자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향후 논의) 방향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입장’인지 묻는 질문에 “여러 각도에서 알아보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입장은 세제 혜택 축소가 필요하다는 국토교통부 입장과 시각 차가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등록 임대주택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이 투기꾼들에게 과도한 선물을 준 듯 하다”며 “세제 혜택을 일부 축소하기로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임대 등록 활성화는 무주택자가 안정적인 임대료로 8년 이상 거주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지금 이걸로(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아) 집을 새로 사는 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경향이 일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부동산카페에 가면 혜택이 많으니까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사자’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다. (임대사업자가) 집을 많이 살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처음 정책을 설계했을 때 의도와 다르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해 왔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취득·재산세 감면, 임대소득세 감면 확대, 양도세 감면 확대, 건강보험료 부담 완화 등의 혜택을 받는다. 기재부가 이달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세법 개정안에도 임대사업자 등록에 따른 혜택이 담겨 있다. 세제 혜택을 당장 줄이면 기재부의 세법 개정이 꼬일 수 있다.
양측의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김현미 장관이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입장을 밝힌 31일부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휴가 중이다. 김 부총리는 오는 5일까지 여름 휴가를 신청한 상황이다. 김 부총리는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느라 늦여름 휴가를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