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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여론역풍’ 우려에 필리버스터 자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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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16.03.01 18:57:42

테러방지법 선거법 등 처리 지연 책임 고스란히 떠안아
“대통령이 노리는건 이념논쟁”···8일만에 중단, 강경파 반발
이르면 2일 테러방지법·공직선거법 본회의서 처리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종걸 원내대표가 29번째 무제한토론을 마친 전정희 의원을 격려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셀프중단’ 비난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돌입 8일 만인 1일 돌연 중단 결정을 내렸다. 테러방지법안 저지라는 명분은 그대로 묻혔다. ‘여론 역풍’이라는 지도부의 우려가 전격 중단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테러방지법·북한인권법안과 무쟁점 민생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야당 뒤집어씌우기 작전”…끝까지 남 탓한 野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에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역할이 컸다. 장기전(戰)을 주장하는 이종걸 원내대표를 향해 “여기서 더 하면 선거가 이념 논쟁으로 간다. 경제 실정을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심야 비대위원회의에서다.

박영선 비대위원도 비공개 비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정을 덮기 위해서 이념논쟁으로 몰고 들어가는 프레임 짜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접근하고 있다”면서 “그 특유의 야당 뒤집어씌우기 작전에 호응해 줄 수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공직선거법 처리 지연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데다 이념논쟁이 결코 야당에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다만 일부 강경파는 반발했다. 이 때문에 1일 오전 9시에 예정된 중단 선언 기자회견도 한 차례 연기됐다. 선거법·테러방지법안 처리도 지체됐다.

“필리버스터는 야당만의 것이 아니다.”(은수미 의원), “황당하다. 지지해준 국민과 의원들의 진심에 등 돌려선 안된다.”(배재정 의원), “이렇게 그만둘 수 없다.”(이학영 의원), “150시간 동안 테러방지법에 문제가 있다고 했는데 이제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김광진 의원) 등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초선·비례대표 의원들 중심으로 불만이 나왔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오늘 중으로 테러방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마칠 예정”이라며 중단 결정을 그대로 굳혔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어 일정 부분 반영하겠다는 의미에서 연기한 것이지 의총을 통해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철(오른쪽) 새누리당·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9일 밤 국회 무제한토론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르면 2일 선거법·테러법 본회의 처리

이로써 밀린 쟁점 법안은 이르면 2일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본회의에 직권상정(국회의장의 심시기간 지정)된 테러방지법은 표결 절차가 곧바로 진행된다. 더민주당은 수정안을 내고 함께 표결에 부칠 방침이지만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안이 그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가오는 20대 총선에 적용할 공직선거법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만큼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통해 국민 불안을 해소 하겠다”면서 “본회의에 직권 상정돼 있는 테러방지법도 2일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테러방지법은 지난 3개월 이상 야당의 주장과 요구를 수용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수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야당은 입법과 국정 공백을 초래한 데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장 새누리당은 “국회 본회의장을 거짓 선전·선동과 사전선거운동의 장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김용남 대변인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필리버스터가 끝난다고 해도 개탄스러운 상황이 174시간 동안 지속됐다”면서 “허술한 제도와 정치적, 개인적 욕심이 결합하면 얼마나 큰 국민적 폐해를 끼칠 수 있는지 똑똑히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야당 내 친노 결속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필리버스터로 인해 선거구획정과 쟁점 법안들이 다 처리가 지연된 부분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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