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애플의 앱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뿐 아니라 통신사, 모바일 메신저 등도 앱마켓을 선보이면서 앱 유통경로도 다양해졌다. 이용자는 앱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중소 앱 개발사는 다양한 노출 경로가 생기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시장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앱 마켓으로 이용자와 개발사들의 피로도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각 앱 마켓의 성격이나 앱 노출 방식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다운로드와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한 앱을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앱을 내놔도 출시 하룻동안 상위권에 들 만한 흥행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노출 가능성이 희박한 자리로 밀려난다. 이에 따라 앱 마켓은 늘어났지만 이용자에게 보여지는 앱들은 마켓마다 거의 차이가 없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여러 앱 마켓을 깔아도 제공받는 앱 리스트는 대부분 동일한 셈이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 앱 개발사는 다양한 노출 경로를 제대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통신사들의 앱 마켓은 등록할 수 있는 앱 규격이 서로 다르다. 개발사가 같은 앱을 두 번 작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모 개발전문업체 대표는 “앱스토어 마켓 별로 등록절차가 조금씩 차이나 모든 앱마켓을 활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결국 앱 등록하는 곳은 구글플레이와 애플의 앱스토어 뿐”이라고 털어놨다.
모바일메신저 진영와 포털사들이 선보인 앱마켓도 ‘그림의 떡’이긴 마찬가지다.
현재 카카오톡의 ‘게임하기’는 현재까지 이용자에게 좋은 게임을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더 많은 게임이 입점되면 게임 선별기능이 약화돼 단순히 게임을 나열하는 방식으로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게임 숫자가 늘면 그만큼 홍보효과도 반감된다.
NHN에서 출시한 네이버 앱스토어는 검색된 앱 대부분이 구글플레이로 이동한 후에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절차가 복잡해 번거롭기만 하다.
KTH와 앱 포털 ‘팟게이트’에 따르면 앱 개수는 증가했지만 애플 앱스토어의 무료 다운로드 상위 300개 앱 중 10위안에 드는 앱들은 지난해 상반기 20%, 지난해 하반기 17%, 올 상반기 15%로 감소했다.
앱 시장은 성장했지만 일부 인기앱에만 이용자가 집중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인기순, 다운로드순 식의 단순한 정렬방식 말고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이용자의 시선을 끄는 앱 장터를 만들어간다면 개발사, 이용자, 앱 마켓 제공사 3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