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디지털포럼이 열린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만난 윤부근 삼성전자(005930)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이 회장 경영 복귀 이후 회사에 긍정적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이 이 회장 복귀에 대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사장은 "어떤 일이 있을 때 이 회장은 그 일을 넓고 길게 본다"라며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일처리가 명쾌해졌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라며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도 10년 뒤면 사라질 지 모른다"면서 특유의 '위기론'을 강조한 바 있다.
윤부근 사장 역시 이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지금은 1위지만 순식간에 전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윤 사장은 "디지털 시대에는 압도적인 1위, 확고한 1위라는 위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한순간이라도 졸면 죽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1위인 삼성전자 TV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끄는 윤 사장은 요즘 거의 쉬는 시간이 없다.
일과 시간인 낮에는 TV 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의 업무를 챙긴다. 그리고 일과 시간이 끝나고 난 뒤 저녁부터는 최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편입된 에어컨 사업 업무를 돌봐야 한다.
이러한 윤 사장의 `살인적인` 일과는 잠시라도 방심하면 세계 1위 자리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이날 발언에도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묻어났다.
TV에서 게임 등을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삼성앱스` 역시 이러한 위기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윤 사장은 "삼성앱스는 소비자와 소통을 하는 하나의 창구"라며 "당초 예상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삼성앱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TV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도 400명 이상 모집했다"라며 "7월1일 유료화를 목표로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D TV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끊이지 않는다. 윤 사장은 "최근 시장조사업체들이 올해 3D TV 시장 예상 규모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목표 판매량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올해 3D TV 판매량은 250만대 수준이다.
윤 사장은 "다만 현재 3D TV에 들어가는 240Hz 디스플레이 패널 등 주요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라며 "지금 요구량의 70~80%밖에 받지 못하는데 하반기 이전에는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無)안경식 3D TV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무안경식 3D TV를 만들려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10배 정도 올려야 한다"며 "이 경우 수율이 크게 떨어져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 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구매 매력도가 떨어지는 무안경식 제품을 선보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윤 사장은 2D→3D 컨버젼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윤 사장은 "컨버젼 기술은 보는 것과 다르게 아주 구현하기 어려운 고급기술"이라며 "이 기능이 없는 3D TV는 제조사가 구현해낼 능력이 없기 때문에 탑재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 벤처회사 인수합병(M&A) 가능성은 부정했다. 윤 사장은 "미국 회사가 가진 기술은 말 그대로 원천기술"이라며 "실질적으로 3D로 전환해주는 기술은 자체 기술인 만큼 M&A의 필요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3D TV용 콘텐츠 확보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윤 사장은 "콘텐츠 제작회사와 협력해 3D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3D 영화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이 참석했다. 카메룬 감독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을 둘러보고 윤 사장과 사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3D TV용 콘텐트 공급 등 상호 협력에 관련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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