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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법원장은 2020년 5월 당시 현직이었던 임성근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요청으로 이뤄진 면담에서 국회의 탄핵안 의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표 수리 요청을 반려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임 전 부장판사를 비롯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으로 기소됐다가 무죄 선고를 받은 판사들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었고, 임 전 부장판사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 김 전 대법원장에게 사직의사를 밝힌 상황이었다.
면담 자리에서 김 전 대법원장은 임 전 부장판사에게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며 “오늘 그냥 (사표를)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나.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전 대법원장은 “탄핵을 위해 사표 수리를 거부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임 전 부장판사 측이 김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이는 거짓 해명으로 드러났다.
김 전 대법원장은 당시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사실과) 다르게 답변한 것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냈다.
‘거짓 해명’ 논란이 일면서 국민의힘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민주당이 임 전 부장판사를 탄핵하도록 사표 수리를 미뤄 직권을 남용하고 국회에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제출한 혐의 등으로 김 전 대법원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김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8월 퇴임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가 정당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면 당연히 성실히 임하겠다”며 “당시 여러 불찰로 인해 많은 사람에게 심려를 끼쳐서 죄송했고 지금도 여전히 송구한 마음”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