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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 30분께 술을 마시고 놀이터에 쓰러졌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뺨을 때린 혐의로 조사받던 상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 일어나 상체를 앞으로 숙였고 형사과 직원이 A씨의 뒷덜미를 잡아 뒤로 당겼다.
이후 A씨는 바닥에 쓰러진 채 일어서지 못했고 혼자 걷지 못해 부축을 받은 상태에서만 걸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A씨는 유치장이 있는 천안동남서로 옮겨진 뒤 방치됐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7시가 돼서야 상황이 잘못됐음을 감지하고 A씨를 석방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A씨는 경추 5, 6번 마비 진단을 받고 긴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경찰은 A씨의 부상 원인을 파악하지 않았고 담당 수사팀은 이 같은 사안을 서장에게 곧장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술을 많이 마셔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이미 외부에서 다쳤을 가능성이 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A씨는 쓰러지기 전 스스로 움직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아산서장은 A씨 가족이 항의 방문을 한 뒤에야 형사과 당직실 폐쇄회로(CC)TV를 돌려봤다. 또 A씨 측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찰도 경위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A씨 가족은 지난달 20일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이 필요하다는 진정을 제기했고 경찰은 그제서야 경위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충남경찰철은 사건 발생 13일 만에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감사를 진행했다. 천안서북서는 지난 27일 내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 A씨의 목덜미를 잡아당긴 형사과 직원과 같은 팀 팀장은 직위해제 후 대기발령 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어떤 행위로 다쳤는지, 제지 과정에서 발생했는지 체포 이전에 다쳤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증거 분석이 끝나면 A씨 가족을 불러 과정을 공개하고 A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는 가족 입회하에 공정하게 진행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