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서관 4층 아트홀에서 제23회 ‘철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철의 날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우리나라 최초 현대식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 생산된 1973년 6월 9일을 기념하는 날로, 지난 2000년부터 다양한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엔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과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포함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곽재선 KG스틸 회장,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조석희 TCC스틸 부회장 등 철강협회 회장단과 철의 날 수상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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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는 이 자리에서 안정적인 철강재 공급을 통해 국내 수요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또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최정우 회장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를 맞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ESG 요구 증대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해 국내 철강업계가 중요한 변곡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신(新)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민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급망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자 원료·핵심 소재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철강재 공급을 통해 국내 수요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안전을 경영활동의 최우선 핵심 가치로 삼고, 탄소중립에 철강업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축사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녹록지 않은 대내·외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경제 구조가 필요하다”며 “가치사슬(밸류체인) 앞부분에서 전 산업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철강산업의 중요성이 큰 만큼 정부가 철강업계의 동반자가 돼 업계 애로 해소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 차관은 더불어 철강업계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원자재 확보 노력 △자동차·조선 등 국내 수요산업과의 상생 강화 △슈퍼사이클 이후를 선제적으로 대비 등을 당부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또 탄소 국경 조정,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대응과 수요산업 변화에 따른 신소재 개발 등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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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선 윤양수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철강업계 유공자 32명에 대한 정부포상이 있었다.
윤양수 대표이사는 연간 42만여톤(t)의 도금·친환경 컬러강판을 생산, 자동차, 가전산업 등에 공급해 국민 생활환경 향상에 이바지했을 뿐만 아니라 창사 이래 최대 실적도 달성해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또 무계목 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샤프트를 개발해 철강산업 발전에 기여한 심규승 일진제강 대표이사가 동탑산업훈장을, 불법·불공정 철강 제품의 국내 수입·유통을 억제해 국내 철강시장 안정화를 이끌고 세계 각국 무역구제에 대응해 수출 증대에 힘쓴 이동철 동국제강 상무가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와 함께 김병진 현대제철 상무 등 2명이 대통령 표창, 이익재 창원벤딩 대표이사 등 2명이 국무총리 표창, 유형일 세아창원특수강 총괄직 등 25명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철강인들의 창의와 연구개발 의욕을 진작해 철강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1982년에 제정돼 올해로 39회째를 맞은 한국철강협회 회장상인 철강상엔 홍헌호 포스코 부장 등 4명이 선정됐다.
홍헌호 부장은 전공정 관통형 TMCP(열가공 제어) 스마트 제조기술 개발로 압연공정뿐만 아니라 제강공정을 아우르는 전공정 설계·제어 기술을 마련해 철강산업의 스마트화에 일조하고, 원가절감과 기술경쟁력 확보에 힘쓴 공로로 철강 기술상을 수상했다. 철강 기술 장려상엔 유병길 현대제철 책임연구원과 최인수 동국제강 부장이 각각 뽑혔다.
철강 기능상엔 주편 크랙 저감을 위한 챔퍼 몰드 기술 적용과 사용수명 증대 기술 개발로 설비교환 주기 연장, 조업 설비 안정화에 힘을 보탠 박명주 포스코 파트장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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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포스코와 현대제철, 한국철강협회, IBK기업은행은 이날 ‘철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상생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에 조성된 ‘철강 ESG 상생펀드’는 국내 철강산업 관련 회사들의 ESG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자 조성하는 펀드로, 규모는 총 1500억원이다.
지원 대상은 철강업계 중견·중소기업 중 △친환경 기업 △사회적 기업 △지배구조 우수 기업 등 ESG 관련 인증을 보유한 기업이거나 ‘ESG 자금 활용 계획’을 작성해 제출한 기업이다. 포스코·현대제철 협력기업이나 양사와 거래 관계가 없는 기업도 해당 펀드를 활용할 수 있다.
펀드 신청은 오는 20일부터 진행되며, 포스코·현대제철의 협력기업은 각 사를 통해, 거래 관계가 없는 기업은 한국철강협회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대출 기간은 최장 2년이며, 한도는 한 회사당 최대 20억원이다.
앞서 포스코·현대제철은 지난 2020년 6월에도 한국철강협회·IBK기업은행과 함께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최대 10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총 1000억원 규모의 ‘철강 상생 협력 펀드’를 조성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 철강기업들을 지원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하는 철강 ESG 상생펀드는 이전보다 감면금리 폭과 대출한도를 확대함에 따라 중소기업에 더욱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