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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사립유치원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아이들을 볼모로 무기한 개학 연기에 들어갔지만 이에 동조하는 유치원 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의 유치원 개혁 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한유총의 실력행사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일 전국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과 유아교육공공성강화추진단회의를 열고 “전국 사립유치원 중 무기한 입학식 연기에 참여하는 유치원 수는 164곳”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국의 사립유치원 3906곳 중 약 70%인 2700여 곳을 조사한 결과다. 나머지 30%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거나 교육청이 아직 조사를 하지 못한 곳이다.
전체 사립유치원 3906곳 중 한유총 회원 유치원은 3173곳이다. 한유총은 회원 유치원 중 72%에 달하는 2274곳이 개학 연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의 집계에서는 참여율이 한유총 예상 치의 7.2%에 불과했다. 아직 30%의 유치원을 조사하지 않은 중간결과지만, 조사 대상에 한유총 소속이 아닌 유치원도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전수조사를 마친다고 해도 실제 개학 연기에 나서는 유치원 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청은 오는 2일 정오를 모든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 여부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어 오는 4일부터 학사일정을 통해 개학을 예고했던 유치원이 이를 연기한 경우 시정명령을 내린다. 오는 5일에는 교육청 시정명령에도 불구, 문을 열지 않는 유치원에 대해서는 즉각 형사고발할 방침이다. 학부모에게 개학연기를 통보한 뒤 돌봄 서비스만 제공하는 유치원도 제재 대상이다.
설세훈 교육부 육아정책국장은 “예정대로 개학하라는 시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길 때는 형사고발할 것”이라며 “관계부처 협조에 따라 이후에는 곧바로 경찰수사 착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내일 정오까지 전체 사립유치원 3906곳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한 뒤 개학연기 유치원 명단을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학부모들은 이를 보고 오는 3일 오전 9시부터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긴급 돌봄을 신청할 수 있다.
설 국장은 “긴급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은 국공립유치원과 병설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수용하고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등 정부차원에서 활용 가능한 돌봄 서비스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여성청소년센터·주민복지관·어린이도서관 등 국공립 시설을 모두 활용할 경우 1만6000여명의 유아를 수용할 수 있다.
다만 오전 9시부터 돌봄이 가능하거나 교실이 비는 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한 초등돌봄교실 등은 맞벌이 부부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 설 국장은 이에 대해 “개학연기 유치원과 활용 가능한 돌봄서비스 등을 조사해 학부모들에게 돌봄 가능시간까지 안내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기한 개학 연기를 선언하면서 교육부에 대화를 제의한 한유총에 대해서는 강경 입장을 유지했다. 설 국장은 “한유총은 사립유치원도 무상교육을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누리과정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며 “무상교육은 정부의 누리과정을 근거로 지원하는 것인데 이는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원의 경우 연간 180일 이상의 수업일수만 채우면 합법이란 한유총의 주장에 대해서도 “한유총의 무기한 개학연기는 사실상 집단 휴업”이라며 “학사일정에서 예고한 개학 일을 늦춘다면 수업일수를 다 채워도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