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억만장자지수(BBI)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으로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순자산이 연초 대비 총 2370억 달러(한화 약 287조원) 증가했다. BBI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0명의 순자산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올해 가장 많은 자산을 불린 억만장자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다. 버핏 회장의 자산은 트럼프 당선 이후 버크셔가 보유한 항공 및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초 대비 118억 달러 늘어났다. 덕분에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이틀 만에 의류업체 자라 창업자인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로부터 세계 부호 2위 자리를 되찾았고, 자산도 19% 증가해 순자산 741억 달러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많은 자산 증가 폭을 보인 억만장자는 세계 최고 갑부이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다. 그의 순자산은 연초 대비 98억 달러 늘어난 915억 달러로 집계됐다. 3위는 세계 석유업계의 ‘큰 손’인 해롤드 햄 컨티넨탈 리소시스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했다. 그의 순자산은 올해 84억 달러 증가해 거의 두 배인 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억만장자들의 자산 증가는 미국인이 주도했다. 버핏 회장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억만장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당선 이후 770억 달러를 벌어들인 영향이다. 자산 증대 폭이 컸던 상위 5명 중 4명도 미국인이었다. 이들이 보유·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규제 완화 등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클 콜 아센트 프라이빗 캐피탈 매니지먼트 사장은 “올해는 펀더멘털보다는 글로벌 이벤트와 그에 따른 뉴스가 (자산) 가격을 좌지우지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규제 완화에 대한 믿음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