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끝없는 야심..재난망 글로벌 표준 지연될 수도

김현아 기자I 2015.04.16 11:00:37

이동통신 국제표준화기구(SAW6)서 한국기업들과 갈등
모토로라는 IP미디어서브시스템 기반 음성 콘트롤 반대
내년 3월까지 표준화 안 되면 국내 업계는 난망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주파수공용통신(TRS)의 강자 모토로라의 끝없는 야심이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과 관련된 국제 표준화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분야 국제표준화 기구인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는 기술규격그룹 중 하나인 서비스및 시스템 구조(SA)분과 산하에 재난통신응용작업반(SA WG6, Mission-Critical Push To Talk, MCPTT)을 신설하고, 2016년 3월 완료를 목표로 표준화를 추진중이다.

세차례 회의를 했고 하반기까지 여덟차례 회의를 더해 MCPTT 아키텍처 표준화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런데 다른 표준들과 달리 재난망에서 음성을 콘트롤하는 표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첨예하다.

LTE를 서비스하는 한국의 삼성전자(005930)와 통신사들 등은 IP미디어서브시스템(IMS) 기반 음성 콘트롤을 주장하는 반면, 아이덴 방식의 TRS 강자였던 모토로라는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에서 열린 3GPP SA WG6 2차 회의에서는 삼성전자와 모토로라솔루션의 영국법인 소속인 치투리(Chitturi), 데이빗 체이터-리(David Chater-Lea)씨가 3GPP SA WG6의 부의장에 당선된 바 있다

KT 네트워크 부문 박상훈 상무는 “LTE망에서 음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은 IMS기반으로 하자고 하고, 모토로라 등 비IMS 진영에선 기득권이 없어져 반대한다”면서 “모토로라의 경우 PTT에서 독보적으로 우위였는데 IMS기반 LTE-PTT가 되면 모토로라는 여럿 중 하나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작업반에서는 양측의 대립이 팽팽한 상황이고, 때문에 내년 3월로 예정된 재난망 글로벌 표준이 지연될 우려도 제기된다.

박 상무는 “대한민국 회사들은 하나의 목소리로 IMS 기반으로 설계하자고 요구한다”며 “만약 IMS 없이 가면 새로운 장비 개발은 물론, 연동 포인트가 늘어 국내 IT솔루션·장비 업계 생태계도 힘들어진다. 기필코 IMS 쪽이 조기에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이통3사와 삼성전자 등 장비 업계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3GPP의 재난통신응용작업반 관련 분과를 만들고, 중소 기업들도 표준화 관련 동향을 알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등의 업무를 하고 있다.

모토로라 등 IMS 반대 진영의 거센 항의로 재난망 글로벌 표준 제정이 늦어지면 우리나라의 재난망 구축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까.

국민안전처는 일단 연내 시범사업을 하고, 내년부터 본사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박 상무는 “표준이 되는 데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다른 쪽으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표준이 늦어지면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LTE 통신망은 이통3사 모두 삼성, 노키아, 에릭슨을 쓰는데 같은 기술방식으로 멀티 밴더를 두는 것”이라며 “하지만 IMS냐, NON IMS냐는 복수 밴더가 아니라 기술방식이 달라 둘다 고려해 재난망을 (일정에 맞춰) 준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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