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안검하수란 태어날 때부터 윗눈꺼풀을 위로 잡아당기는 근육이나 신경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마치 눈을 일부 감은 것처럼 보이는 질환으로 약 10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동안 선천성안검하수가 있는 어린이들은 시력 발달에 큰 문제가 없고, 다른 기능적 이상도 없다고 진단되면 만 3~5세까지 기다렸다가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영유아들도 만 3~5세에 수술할 때까지 선천성안검하수로 인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며, 이것이 성격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더 빨리 수술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이상열, 명지병원 안과 김성은 교수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만 1세 이전에 선천성안검하수 수술을 받은 아기 31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후의 성격 변화를 조사해본 결과 수술 뒤에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어린이의 성격을 ▲접근성 ▲조절 영역 ▲감수성 ▲개방성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모든 부문에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수술 전과 수술 한 달 후에 아기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문항은 모두 89개로 이뤄졌다. 문항의 예는 ‘우리 아이는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캐릭터를 보여주면 흥분해서 소리를 지른다’ ‘공중으로 던져 올려주면 좋아한다’ 등으로 돼 있다.
구체적으로, 기분이 좋으면 신나서 큰 소리로 웃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주면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는 등의 긍정적인 정서 표현을 나타내는 접근성 영역은 수술 전 평균 30.6±8.6점에서 수술 1개월 후 평균 36.5±8.5점으로 유의하게 증가했다.
울거나 보챌 때 달래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감정 회복 능력인 조절 영역도 수술 전 평균 26.4±7.9점에서 수술 후 평균 29.6±5.9점으로 유의하게 높아졌다. 새로운 물건이나 가구가 보이면 금방 알아차리는 등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인 감수성 영역 역시 수술 전 평균 23.3±8.7점에서 수술 후 26.7±8.3점으로 유의하게 향상됐다. 수술 후 새로운 자극에 대해 관심이나 호기심을 평가하는 영역인 개방성도 뚜렷하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상열 교수는 “아기들은 근막을 떼어낼 만큼 다리 근육막이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 3~5세까지 기다렸지만, 실리콘을 이용한 수술은 만 1세 이전이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만 3~5세까지는 선천성안검하수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기들도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안검하수가 심한 아이들은 조기 수술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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