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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자살공화국'…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자살'

김보리 기자I 2012.09.13 12:00:50

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
평균자살률 33.5명..OECD 평균 12.9명의 3배 육박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지난 7월 강원도 원주에서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성적도 중상위권이었지만, “사는 게 힘들다”는 이유였다. 경기도 화성에서 지난 7일 중학생이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반 친구들에게 “장례식에 와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자살대국’의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33.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서 9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의 자살은 더욱 심각하다. 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30대 역시 40%가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 OECD국 중 9년째 부끄러운 1위…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자살

43.6명.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다. 지난해 42.6명보다 또 한 명이 늘어난 수치다.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한 자살률은 지난 2001년과 비교해 17.3명, 비율로도 119.9% 급증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수는 1만 5906명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자살사망률 역시 31.7명으로 전년대비 1.7% 늘어났다. OECD국가 평균 자살률이 12.9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33.5명으로 9년째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사망원인 순서를 보면 자살이 전년 8위에서 4위로 가장 많이 뛰었다.

자료 : 통계청
남성 평균 자살률은 43.3명, 여성은 20.1명으로 조사됐다. 남녀간 자살률 성비는 10대에 1.31배로 가장 낮고, 60·70대 남성은 여성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노년에 홀로된 남성들의 자살이 많았다는 의미다.

연령대별로 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 가장 활동이 왕성해야할 시기의 사망원인 1위도 역시 자살이었다. 10대의 자살 사망률은 5.5명, 20대는 24.3명, 30대는 30.5명으로 각 나이대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이 교통사고와 암을 앞질렀다. 20대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47.2%, 30대는 36.7%를 차지했다.

40대 이후에도 자살로 인한 사망은 심각했다. 40·50대는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지만, 2위 역시 자살로 심장질환과 간질환을 앞섰다. 사망률 역시 34명과 41.2명으로 전체 자살률보다 높게 나왔다.

◇ 여성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알츠하이머 처음 포함

지난해 우리나라 총 사망자 수는 25만 7000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0.3% 증가했다.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았다. 3대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으로 총 사망자의 47.4%를 차지했다. 자살, 당뇨병, 폐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폐렴(15.3%) 심장질환(6.1%)으로 인한 사망이 늘고, 교통사고와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1.1% 감소했다. 폐렴은 고령화로 인해 노인 폐렴환자 사망이 늘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알츠하이머병이 포함됐다. 사망률은 6.6명으로 전년 5.7명에 비해 증가했다. 10세 미만의 사망원인은 1986년부터 교통사고가 1위였으나, 지난해는 처음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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