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여전히 ‘자살대국’의 오명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33.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서 9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젊은층의 자살은 더욱 심각하다. 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30대 역시 40%가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 OECD국 중 9년째 부끄러운 1위…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자살
43.6명.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다. 지난해 42.6명보다 또 한 명이 늘어난 수치다.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한 자살률은 지난 2001년과 비교해 17.3명, 비율로도 119.9% 급증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수는 1만 5906명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자살사망률 역시 31.7명으로 전년대비 1.7% 늘어났다. OECD국가 평균 자살률이 12.9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2010년 기준 33.5명으로 9년째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사망원인 순서를 보면 자살이 전년 8위에서 4위로 가장 많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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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 가장 활동이 왕성해야할 시기의 사망원인 1위도 역시 자살이었다. 10대의 자살 사망률은 5.5명, 20대는 24.3명, 30대는 30.5명으로 각 나이대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이 교통사고와 암을 앞질렀다. 20대의 자살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의 47.2%, 30대는 36.7%를 차지했다.
40대 이후에도 자살로 인한 사망은 심각했다. 40·50대는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지만, 2위 역시 자살로 심장질환과 간질환을 앞섰다. 사망률 역시 34명과 41.2명으로 전체 자살률보다 높게 나왔다.
◇ 여성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알츠하이머 처음 포함
지난해 우리나라 총 사망자 수는 25만 7000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0.3% 증가했다.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았다. 3대 사망원인인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으로 총 사망자의 47.4%를 차지했다. 자살, 당뇨병, 폐렴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폐렴(15.3%) 심장질환(6.1%)으로 인한 사망이 늘고, 교통사고와 암으로 인한 사망은 8%, 1.1% 감소했다. 폐렴은 고령화로 인해 노인 폐렴환자 사망이 늘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특히 여성의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로 알츠하이머병이 포함됐다. 사망률은 6.6명으로 전년 5.7명에 비해 증가했다. 10세 미만의 사망원인은 1986년부터 교통사고가 1위였으나, 지난해는 처음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