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상하이 거리에서 현대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는 (출시된 지)오래됐고, 싸지도 않다. 현대 `쏘나타`를 사느니 차라리 12만위안(약 1만5870달러)을 주고 좀 더 유행에 맞는 포드 `포커스`를 사겠다"
상하이에서 병원을 하는 34세 의사 주 민씨의 말이다.
현대자동차(005380)의 중국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중국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분석했다. 또 `중국 제2공장 건설 계획`도 성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세계 2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세계 자동차 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과 신차 출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경쟁사들이 내수시장 부진을 중국 시장에서 만회하고 있는 데 반해 현대차는 오히려 중국 시장에서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해마다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 규모는 올 상반기 11만214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30% 성장했다.
한 현대차 관계자도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신차 출시가 지연됨에 따라 올해 목표량인 31만대를 채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시인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의 제2 중국 공장 건설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내년말까지 10억달러를 들여 베이징 외곽에 생산공장을 추가로 건설, 중국 생산량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60만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증권의 조수홍 애널리스트도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생산을 늘리려는 제2공장 건설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 리스크가 있다"며 "자동차 업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제이크 장 현대차 대변인은 현 상황이 만만치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세계 최대의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 시장을 놓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와 중형세단 `쏘나다` 신형모델을 출시할 경우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신차가 출시되는 내년 말까지는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이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베이징 소재 갤럭시 증권의 자오 셩리 애널리스트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및 일본, 미국차와 중국차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과 미국차들은 할인경쟁을 펼치고,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신차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차의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자오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는 베이징 공장에서 5000~6000달러 수준의 초저가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지만 이 마저도 훨씬 저렴한 가격대의 중국차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의 스티븐 안 애널리스트는 "생산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중국 취향에 맞는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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