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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4.4Km 걷기 전, 내 허리부터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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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18 06: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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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훈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민성훈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걷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오는 9월 20일에는 서울 도심을 걸으며 가을을 즐길 수 있는 ‘2026 서울 걷자 페스티벌’도 열린다. DDP에서 출발해 흥인지문과 율곡터널, 경복궁사거리를 지나 광화문광장까지 약 4.4km를 걷는 행사로, 기록이나 순위를 겨루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속도에 맞춰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걷기를 마친 뒤 체력을 측정하고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시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꾸준히 걷는 것이 운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평소 운동량이 적었던 사람이 걷기 행사를 앞두고 갑자기 장시간 걷거나, 이미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는데도 무리해서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걷다가 허리가 뻐근하거나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모두 단순한 근육통은 아니다. 특히 걸을수록 엉덩이와 다리가 저리고 아프지만 앉아서 쉬면 증상이 완화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압박받아 허리 통증이나 엉덩이·다리 저림과 통증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짧은 거리를 걸은 뒤에도 쉬어야 하는 ‘신경인성 파행’이 나타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와 운동·재활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면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있다면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신경 차단술 등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신경 압박으로 보행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근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통증을 참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정도와 원인을 정확히 확인한 뒤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걷기 전에는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걷지 않던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장시간 걷기보다는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운동량을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걷기 전에는 가볍게 몸을 풀고, 보폭을 지나치게 넓히거나 빠른 속도로 걷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보폭과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신발 역시 발에 잘 맞고 쿠션과 안정성이 적절한 운동화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보다 ‘몇 km를 걸었는가’보다 ‘걷고 난 뒤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걷고 난 뒤 일시적인 근육 피로가 아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반복되거나 걸을수록 증상이 심해진다면 운동량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증상의 원인을 확인하고 척추 질환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이다.

가을은 야외활동을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서울 걷자 페스티벌처럼 걷기를 즐길 기회도 많아진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통증을 키우지 않으려면, 평소 허리나 다리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내 몸에 맞는 속도로, 통증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며 걷는 것이 건강한 걷기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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