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일 더불어민주당내 일부에서 호남 참패에 대한 책임이 김종인 대표에게 있다고 얘기하는데 대해,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있는데, 김종인 대표에게 그렇게 공격을 하면 아마 김 대표는 굉장히 화가 날 것 같다”고 김 대표를 두둔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어떻게 되었든 백척간두에 있던 더민주에 김 대표가 와서 제1당으로 승리를 했잖아요. 물론 호남 패배에 대해서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이고, 앞으로 정권교체를 민주당 중심으로 하는 데에 참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에, 아마 문재인 대표도, 김종인 대표도 호남을 자꾸 찾아가서 구애작전을 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김종인, 문재인, 이 관계는 공존하는 것도 같고 적대적 공생관계가 아닌가. 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전당대회가 열리고, 안 열리고는 당내 문제지만, 김 대표가 떠난 후의 더민주, 지금 대표로 있을 때의 더민주, 아마 그렇게 노련하게 잘 하실 수 있을까요. 그건 좀 의심스럽다”며 김 대표 체제 연장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김 대표의 대권 출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는 “대권에 출마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분도 잘 아시다시피 능력도 있고 박학다식한 분인데, 사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전두환, 노태우 정권 이후 오랫동안 정치 일선에 나서지 못했다. 모처럼 정치 일선에 나와서 더민주를 제1당으로 성공시킨, 그러한 성취감이 굉장히 높으실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 더 열정적으로 당을 이끌어봤으면 하는 생각은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김 대표와 만나 나눈 얘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대표하고는 수십 년간 형님, 아우 하면서 가깝게 지냈다. 선거 후에 연락을 주셔가지고 조찬이라도 하자. 그래서 조찬을 하면서 여러 가지 덕담도 하고, 옛날이야기도 하고, 향후 문제도 이야기했다. 잘 아시다시피 그분이 정치적 고수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저도 그런 이야기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딱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었고요. 그냥 이심전심으로 ‘저런 뜻이구나’ 하는 정도는 알아들었다”고 답했다. 재차 어떤 내용이냐고 묻자, 박 원내대표는 “그걸 이야기는 할 수 없는 거죠. 또 사적으로 개별적으로 좋은 사이에 만났기 때문에, 그렇게 구체적으로 저하고 의견을 나눠서 합의할 사항도 없는 분이고, 그래서 좋은 이야기만 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희호 여사의 대선 출마 권유를 놓고 박 원내대표와 김홍걸 더민주 국민통합위원장간에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대꾸할 게 없다고 피해갔다. 박 원내대표는 “김홍걸씨 말씀에 대해서 일일이 대꾸하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른스럽지도 못하고, 또 제가 그렇게 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그분의 말씀에 대해서는 일체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대신 이 여사가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자료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제가 그러한 것을 가지고 있지 않고, 그러한 것이라는 게, 김대중 대통령께서 쓰시던 서류함을 저에게 선물로 주시면서, 그 내용에 이렇게 하라는 구체적인 편지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제가 못하죠. 주위 분들도 그러한 것을 알고 있다. 김홍걸씨가 뭐라고 하는 것을 제가 뭐라고 하겠어요. 그냥 듣고 말아야죠. 소이부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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