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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에서 이른바 ‘로고’ 없는 상품 ‘로고리스’(logoless)가 대세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장은 예외다. 로고가 큼지막하게 ‘대놓고’ 노출된 아웃도어가 잘 먹힌다. 소비자들도 등산복 구입시 ‘가격’이나 ‘기능성’보다 ‘브랜드’를 따지는 경향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아웃도어계 루이비통으로 불리는 미국 ‘파타고니아’ 등의 고가 점퍼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등산 동호회 회원인 박모(56·자영업자)씨는 “산에 다니다 보면 저절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었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며 “나보다 저렴한 옷을 구입한 사람들과 마주치면 사실 좀 우쭐해지는 기분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등산로 로고 일색..산밑 패션쇼장 방불
등산화는 K2, 바지는 아크테릭스, 재킷은 고어텍스 소재를 적용한 블랙야크…. 요즘 웬만한 등산길은 패션쇼장을 방불케 한다. 주말 산밑은 화려한 로고 일색의 등산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청계산, 도봉산, 북한산, 검단산, 관악산 등 서울 근교의 주요산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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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풀세트’로 장만하면 수백만원대를 호가하지만 브랜드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수록 금액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게 고가 아웃도어를 즐겨 입는 일부 마니아층의 생각이다.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마무트의 ‘노트반트재킷’(138만원)과 아크테릭스의 ‘알파SV재킷’(113만9000원), 몬츄라의 ‘버티고팬츠’(26만5000원~44만원) 등이 ‘잇 아이템’(소장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꼽히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뒷동산에 오르는데 복장은 히말라야 수준’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등산의류를 보면 로고 위치나 색상, 글(폰트) 모양과 크기 등이 일반 의류보다 눈에 잘 띄도록 디자인돼 있는데 국내에서는 ‘노스페이스’가 불을 지폈다”며 “기꺼이 물건값을 치르려는 일종의 과시욕인 소비자 심리를 잘 포장한 셈이다”고 말했다.
립스틱 효과?..고가재킷 대신 로고티 불티
경제 상황이 불황에 접어들면 고가 아웃도어의 ‘로고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스위스 고가 아웃도어 브랜드인 마무트는 자사의 로고가 새겨진 반팔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마무트 로고 티셔츠는 이번 여름 시즌 동안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의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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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일종의 ‘립스틱 효과’로 보고 있다. 수백만원대의 샤넬백 대신 1만~3만원대 샤넬 매니큐어 제품으로 ‘명품’을 소지하는 만족감과 비슷하다는 해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가 아웃도어 재킷 한 장은 100만원대를 훌쩍 뛰어 넘는다”며 “5만원로 고가 브랜드를 소지할 수 있고, 중앙 빅(big)로고로 단박에 브랜드 인지가 가능해 잘 팔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코오롱·K2·빈폴 등 로고 이용 아이템 내놔
코오롱스포츠도 매년 자사의 심볼인 상록수를 디자인에 적용한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41종의 로고 티셔츠를 내놨다. 그중 ‘엑소 시크릿 팩 티셔츠’는 브랜드 로고를 과감하게 활용해 호응이 높다.
양문영 코오롱FnC 마케팅팀 부장은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와 날씨 영향 때문에 눈에 띄는 상승폭은 없지만 매해 충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인기리에 판매되는 로고 제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웃도어도 과거 로고를 밖으로 드러내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주5일 근무제 확산과 함께 1997년 IMF사태,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 상황에 따라 비교적 돈이 덜 드는 등산을 즐겨찾으면서 브랜드 로고가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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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등산할 때 입는 아웃도어 의류는 단순히 편한 옷이 아니라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인 셈”이라며 “이 때문에 가격에 덜 신경을 쓰게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명 브랜드 로고만 붙으면 비싸지는 국내 아웃도어 의식 수준은 규모에 비해 아직 과도기 단계”라며 “성숙기에 접어들면 이 같은 풍토도 누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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