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미국 고등학교 운동 경기가 미국 스포츠 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지역민의 ‘애교심’을 등에 엎고 고교 스포츠 경기 인기가 높아지자 지역·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사가 수 백만 달러에 이들 경기에 대한 중계권을 사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로와 대학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었던 TV중계권료 협상 뉴스나 기업간 마케팅 경쟁이 고교 스포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고교 스포츠 중계는 1980년대 ESPN과 같은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이 산발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이때만해도 지역 관심사를 전달하는 정도로 고교 스포츠에 대한 경제적 기대효과는 적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각 학교들이 예산 절감을 위해 운동부에 대한 지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식축구, 야구 등 인기 종목 운동부들은 자신들의 경기 중계권을 파는 등 돈벌이에 적극 나서게 됐다.
한 예로 지난 여름 뉴욕시 공립학교들은 지역 케이블 채널 MSG네트워크와 2년간 50만달러(5억4171만원)에 이르는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캘리포니아 주내 공립학교 스포츠 연맹 CIF(California Interscholastic Federation)는 케이블 방송사 타임워너케이블에 15년간 850만달러를 받기로 하고 미식축구 중계권을 넘겼다.
2008년부터는 고등학교 스포츠만 전담해 중계하는 방송사가 나타났다. 플레이온은 각 지역 고등학교나 단체와 중계권 협상을 하고 이를 방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플레이온이 인터넷과 TV로 방영한 고교 스포츠 경기 수는 3만여개에 이른다. 실적도 나쁘지 않아 데이비드 루돌프 플레이온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어느정도 이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콘라드 포덤대학교 경영대 겸임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이 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좋아하듯 자기가 살고 나온 지역내 학교에 대해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며 “비즈니스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로버트 볼란드 뉴욕대 평생교육원 스포츠 마케팅 교수는 “고교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