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류의성 조태현 기자] 권오철 신임사장 내정자로 선장이 바뀐 `하이닉스號`가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주주협의회가 추진한 3928만주(6.67%)에 대한 지분 매각이 IB(투자은행) 업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반도체(000660) 주주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004940)은 주주협의회 소속 8개 기관 보유 주식 3928만주를 할인 없이 지난 15일 종가인 주당 2만3500원에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블록세일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입찰에 참여해 15일 종가인 2만3500원으로 입찰한 물량만 매각물량의 1.5배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총액은 9232억원이다.
이번 지분 블록세일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다름 아닌 할인율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세일에는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 블록세일에는 아예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는 하이닉스의 주가가 회사의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블록세일은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지만, 하이닉스는 아예 할인율 없이 매각가가 적용됐다"며 "하이닉스가 실적 개선에도 저평가되고 있다는 심리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각가격이 범위 상단에서 정해진 것은 블록세일 이후 회사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 투자가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반도체 시황 호조에 따라 하이닉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권오철 내정자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19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 전환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이 이보다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을 2조원에서 최대 3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권오철 신임 사장에 대한 기대감도 블록세일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오버행 부담때문에 하이닉스가 저평가된 면이 있었다"며 "올해 연간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권오철 사장 등 신임 경영진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이번 블록세일로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의 하이닉스 지분율은 21.4%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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