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영효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에서 한 두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 보도했다.
일부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가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미 시작됐다는 FRB 관리들의 전언이다.
이들에 따르면 FRB 내부의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먼저 금리 인하가 금융시장 악화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최근 금융 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아 가는 것은 금리인하 기대 때문이 아니라 "신용위기가 실물 경제에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FRB의 선언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의견을 가진 FRB 인사들은 "(정책 효과는)오랫동안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지연된다"는 경제학의 대부 밀턴 프리드먼의 분석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들은 금리 인하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2~18개월 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12~18개월 후면 금융시장은 이미 안정을 되찾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자칫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과는 반대로 현 시점에서 금리 정책의 효과가 발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금리인하를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주택 시장의 여건으로 미뤄볼 때 금리를 인하한다 하더라도 12~18개월 내에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시각을 가진 FRB 인사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케인즈학파의 창시자 존 케인즈의 `밑빠진 독에 물 붓기(pushing on a string)`이다. 시장의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이 먹히지 않는다는 케인즈의 설명을 들어 이들은 `금리인하 무위론`을 주장한다.
그러나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시각이 대세였던 FRB 내에서 특히 뉴욕과 워싱턴의 FRB 최고위 관리들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리인하가 풀이 죽어 있는 금융 시장을 지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용위기가 실물 경제로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금리인하는 자본 비용이 감소하는(최소한 상승하지는 않는) 효과와 달러 가치 하락이란 결과를 낳고, 이것이 수출 증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집값 하락에서 비롯한 소비 감소(역 부의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FRB의 의중을 놓고 갈팡질팡하는 시장의 확실성을 던져줄 수 있어 심리적인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근거다.
금리인하 효과에 대한 논의가 어떠한 방식으로 매듭지어질 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면 인하폭은 25bp보다 50bp가 효과적이라는 데는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인사들도 동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인하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