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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뷰티 열풍에 뛰어든 의외의 기업이 있다. 바로 주류기업인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지구의 날을 맞아 클린 뷰티 전문 스타트업 ‘라피끄’와 맥주박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핸드크림을 선보였다.
오비맥주의 ‘랄라베어 맥주박 핸드크림’은 맥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맥주박’으로 만들었다. 맥주박은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매년 약 310만톤이 버려지며 가축의 사료 정도로만 사용됐다. 오비맥주는 주류 선도기업으로서 맥주박을 새활용해 맥주박 매립 시 발생하는 탄소를 절감하기 위해 다양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매년 서울창업허브와 함께 스타트업 밋업을 개최해 맥주 부산물을 활용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협업하고 있다. 라피끄는 ‘2020 스타트업 밋업’을 거쳐 ‘2021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최종 우승 업체로 선정되며 지금까지 오비맥주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오비맥주로부터 맥주 부산물을 공급받아 맥주박에서 분리한 효모와 추출물 등을 원료화해 화장품을 만든다.
이전까지 맥주박은 수분이 고함량 함유돼 상온 유통 시 부패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원료화하는 과정이 매우 까다로워 그간 일부 가축의 사료로 밖에 활용되지 못했다. 양사는 2021년부터 약 1년여 간의 연구를 통해 맥주박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원료 추출 공법을 개발했다.
이번 맥주박 핸드크림은 오비맥주와 라피끄가 손잡고 처음으로 공개한 친환경 화장품이다. 맥주박 추출물과 맥주박 캡슐, 미분, 파우더, 건조한 생 맥주박 등 5가지 형태의 원료로 맥주박을 100% 활용해 맥주박의 브라이트닝 효능과 보습 특허성분을 담았다. 특히 맥주박의 영양소를 그대로 짜내며 단백질이 27%나 함유됐다. 플라스틱 대신 종이튜브 패키지를 사용해 플라스틱 사용을 42% 절감했다. 제품을 담는 상자는 FSC(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 단상자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23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맥주박 핸드크림을 공개하고 펀딩 진행 중이다. 펀딩 오픈 하루 만에 목표액의 약 1300%를 달성했다. 펀딩 금액은 지속가능한 원료 업사이클링을 위한 연구 비용과 기부용 제품 제조비로 사용된다.
오비맥주는 뷰티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친환경 스타트업을 발굴해 맥주박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식품 부문에서는 푸드 업사이클링 전문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2021년 ‘리너지바’를 출시했다. 리너지바는 오미백주의 카스의 맥주박을 활용해 개발한 대체 밀가루 ‘리너지가루’로 만든 에너지바다. 리너지가루는 일반 밀가루보다 단백질은 약 2.4배, 식이섬유는 20배 더 풍부하지만 열량은 30% 낮다. 2022년에는 오비맥주 한맥을 통해 친환경 크래커 ‘한맥 리너지 크래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생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맥주박은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다”며 “주류 선도기업으로서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다양한 맥주박 업사이클링 방안을 발굴, 환경친화적이고 실용적인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