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가 함께 4박6일 일정으로 사우디를 방문했다. 당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사우디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비전을 설명하는 ‘원팀 코리아 로드쇼’를 열었다. 지원단에 참여한 건설·모빌리티·IT·스마트시티 등 국내 기업 22곳이 분야별 발표와 상담회 등을 진행했다. 이어 원 장관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회장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총재와 나드미 알 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나 국내 기업들의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섰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건설은 물론 초고속 통신망과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등 산업 전방위에 걸쳐 진행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삼성·SK·현대차·LG·롯데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이유다. 빈 살만 왕세자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 국내 기업인을 연이어 만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방산은 물론 원전 수출과 신재생에너지, 해수 담수화 플랜 등 네옴시티프로젝트를 둘러싸고 진행해야 할 양국 간 협력사업이 셀 수 없다”며 “우리 정부와 국내 기업이 원팀으로 그간의 개발 노하우를 한 곳에 모아 쏟아붓는다면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 네옴시티 수주는 단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중심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국가 장기 프로젝트(사우디 비전 2030)가운데 핵심 사업이다. 이 계획의 하나인 네옴시티는 사우디 반도와 이집트 사이 아카바만 동쪽에 건설하는 첨단 미래 신도시다. 사업비 5000억달러(약 661조원)를 들여 사막과 산악지역에 서울의 약 44배 면적인 2만6500㎢의 인공도시를 건설한다.
사우디는 ‘네옴시티’에 한국의 공기업·민간기업 5개사가 그린 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 건설·운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전력·한국남부발전·한국석유공사·포스코·삼성물산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추진 프로젝트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친환경 수소로 수소와 질소를 결합한 암모니아 상태로 운송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시에 39만6694㎡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생산 공장을 짓고 20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건설 기간은 2025∼2029년, 그린 수소·암모니아 연간 생산량은 120만t, 협약 액수는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전 등 5개사는 이달 PIF로부터 사업 정보를 공유 받고 예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내년 1분기 사업 타당성 조사와 사업 참여 조건을 PIF 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린수소 플랜트 건설 추진 프로젝트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된 바 없다”며 “양해각서(MOU) 체결도 정해진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