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효성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서울국제포럼이 수여하는 ‘2022년 제14회 영산외교인상’을 수상했다.
영산외교인상은 매년 국제무대와 외교 일선에서 국익과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활약한 인사들의 공헌을 기리고자 정부·민간 인사들에게 주는 상이다. 앞서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이 상을 받았다.
서울국제포럼은 “조 명예회장은 공학도 출신의 경제계 리더로서, 미국·일본·중국·유럽 등과의 경제 협력의 최전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 면제 협정, 한·일 기술교류 등 경제외교에 헌신해 경제 대국의 초석을 놓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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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명예회장은 한·미 FTA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0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은 직후 “우리 경제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무역 자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국내 기업인 중 처음으로 한·미 FTA를 제안했다. 조 명예회장은 당시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등 협상 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한·미 FTA가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로 난항을 겪자 직접 영화계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며 첨예한 이해관계를 풀어내기도 했다. 조 명예회장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수여하는 ‘한·미 FTA 체결 10주년 기념 공로패’를 수상했다.
또 조 명예회장은 한·미의 원활한 교역과 업무를 위해선 물자와 경제인 모두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 비자 발급 절차 완화와 비자 면제 프로그램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보내고, 비자분과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비자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은 2008년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대상국이 됐다.
아울러 조 명예회장은 일본과의 외교관계에서도 가교 역할을 했다. 그는 2005년부터 한일경제인회의 의장을 맡아 기업 간 경제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대일 무역역조 해소, 양국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한·일 경제공동체 추진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추진하는 데 앞장섰다. 양국 간 정치적 문제로 관계가 악화할 때도 경제 분야만큼은 기술 교류가 이어지게끔 힘썼다.
그러면서도 독도문제 해결을 위해 ‘독도는 우리 땅’이란 학술적 논거를 찾아내는 작업을 지원하고, 이를 일본 주류사회에 전파하는 데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국이 감정적 대립이 아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우호관계 강화를 위해 경제인들과 함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조 명예회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다.
조 명예회장은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그동안 한미재계회의, 한일경제인회의, 한일포럼 등에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경제교류 확대에 힘을 보탤 수 있었고, 모두의 노력이 모여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건 감개무량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해 세계에서 존경받는 1등 국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960년대 효성그룹 창립부터 경영에 참여한 조 명예회장은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 중심 경영을 펼쳐왔다. 또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 개발로 미래 소재 강국의 기반도 마련했다. 그는 우수한 기술과 경쟁력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혁신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크게 힘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공로로 덴마크 다네브로그훈장(1980), 금탑산업훈장(1989), 미국 일리노이공대 국제지도자상(2000) 등을 수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