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시장 분위기가 다시 한번 한껏 신중해졌다.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탓이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호실적 발표로 한껏 고무됐던 대형주 분위기가 심상찮다.
대형주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모처럼 기를 활짝 펴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지난 7일 이후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지수는 지난 4일 1932.15로 지난 7월2일(1932.51) 이후 처음으로 1930선을 넘어서면서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에만 상승률이 5%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12%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는 다시 한번 대형주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 4일 1930선을 찍은 이후 대형주지수는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1900선 초반으로 밀려났다. 이날도 오전 11시11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주가 3분기 어닝시즌 시작 초기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이후 이를 받쳐줄만한 호실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 가장 크다. 화학주는 시장 전망치보다 선전했지만 건설과 조선주는 어닝 쇼크를 내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시장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던 삼성엔지니어링(028050), 현대중공업(009540) 등은 대형주 상승에 찬물을 제대로 끼얹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주말동안 발표된 미국 10월 고용보고서는 대형주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요인이 될 전망이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그동안 글로벌 증시 안도랠리를 이끌었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7만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예상(18만5000명)을 웃돌고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실업률 역시 전월 5.1%에서 5.0%로 낮아지며 2008년 4월 이후 7년 반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10월 고용지표는 지난 두 달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며 양호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12월 금리 변동 확률이 68%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주식시장, 특히 대형주에 불리한 환경이 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는 점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급등했고,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하지만,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를 불러와 결국 대형주에는 악재가 될 확률이 높다. 이날도 외국인은 62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3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이후 박스권 상단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던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가 다시 박스권내로 진입하고 있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는 대형주 중심의 외국인의 순매도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아 대형주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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