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2월 국내 공장 생산 러시아 수출 물량은 3097대로 지난해 1만862대에서 71.5% 줄었다. 3분의 1 이상 급락한 것이다.
현대차(005380)는 1699대로 52.8% 줄었고 기아차(000270)는 894대로 62.6% 줄었다. 한국GM은 전년 4459대의 10분의 1인 488대로 줄었다.
쌍용차(003620)와 대우버스, 타타대우는 아예 올 들어 수출 자체를 포기했다. 특히 쌍용차는 2013년 1~2월 3581대에서 지난해 308대, 올해는 0대로 급격히 줄었다. 연간 2만대 시장이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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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2012년 한국의 두 배 수준인 294만대로 정점을 찍었으나 13년 278대, 14년 248대, 올해 220대(KARI 전망)로 매년 감소 추세다.
유럽기업인연합회(AEB)는 올해 판매전망을 지난해 말 예측보다 크게 낮춘 189만대로 전망했다.
더욱이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1루블당 30.35원에 달했던 환율도 지난 2월2일 15.66원으로 반 토막 났다. 차를 팔더라도 1년 전의 반값밖에 못 받는 셈이다.
자동차 회사마다 러시아 시장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공세에 나섰다. 경쟁 기업의 부진을 틈타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미국 GM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조립 공장 가동을 올 중반부터 무기한 중단기로 하는 등 경쟁사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독일 폭스바겐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칼루가 공장을 수시로 중단하고 있다.
현대 쏠라리스(아반떼)와 기아 리오(프라이드)를 생산하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2013년 23만7000대에서 지난해 22만9075대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0%가 넘는 시장 감소세 속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판매의 약 60%를 현지에서 40%를 국내에서 생산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현지생산 비중을 80~90%까지 늘렸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올 들어 20%(1월 20.8%, 2월 20.1%)를 넘어섰다. 판매량은 줄었지만 전체 시장 감소세를 상회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올 1월 말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첫 브랜드 체험관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개관하며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장악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 전체 수출의 30%인 약 2만대를 러시아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 수출량은 1만대로 줄었고 올 초 들어선 아예 중단했다.
현지 수출 땐 달러 결제하고 있어 루블화 약세에 따른 타격은 크지 않지만 원화 자체가 강세 기조인데다 현지 자동차 시장 침체로 판매망이 무너지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중국·유럽·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과 함께 러시아 현지 협력사와 반조립(CKD) 제품 수출을 모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GM 등도 수익성 문제로 러시아 현지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17%에서 1월 15%, 이달 14%로 두 차례 인하했으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 은행은 두 번째 금리 인하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0.3%에서 3.5~4.0%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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