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임영록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14일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 대한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우리금융지주(053000) 민영화로 매각되는 우리투자증권(005940)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여 농협금융지주 등 이미 인수의사를 밝힌 금융사들과의 상당히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 의향을 묻는 질문에 “KB금융은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하기 위해 수익구조 다변화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주가치 극대화와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대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B투자증권은 업계 17위권으로 신한, 우리금융 등 다른 지주사에 비해 증권사가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기 때문에 임 회장의 발언은 사실상 우투증권 인수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KB금융이 업계 2위인 우투증권을 인수한다면 1위인 대우증권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임 회장은 “수익기반 다변화를 분명 필요하지만 M&A는 일종의 결혼과도 같아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며 “여러 신부감(매물)들 중에 KB의 기본 방향과 시너지효과 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광주은행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 M&A에 대해 비은행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 대해 밝힌 만큼, 충분히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이와 함께 저축은행 계열사를 활용한 새로운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도 소개했다.
임 회장은 “서민금융 활성화 테스크포스(TF)를 통해 소액금전대출을 대부업체 보다 조금 더 많은 금액을 더 낮은 금리로 빌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B는 낮은 금리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고금리로 대부업체나 캐피탈사에서 대출 받던 신용등급 낮은 사람들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줄 수 있다”며 “대부업체 급전대출 한도는 300만원인데 이를 500만원 정도로 상향조정해서 대출해줄 수 있도록 신용정보모델을 분석하고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취임과 동시에 조직슬림화를 단행한 임 회장은 기존의 성과보상시스템을 개편에 추가적으로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임 회장은 “평가보상위원회에서 컨설팅사로 받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성과보상시스템을 적절하게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며 “조직슬림화로 지주의 경우 전체 인건비의 20~30%를 절감하는 등 주요 계열사들도 임원 직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인건비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또 순이자마진개선을 위해 “저원가성 예금 유치와 코스트 절감 위해 만기를 조정하는 등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며 “대출 자금 운용측면에서는 신용등급을 좀 더 세분화해서 우량고객에게는 금리 낮추고 신용이 어려운 사람은 대출금리 높여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인력을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효과가 별로 없다”며 “자산관리 상담 등 인력재배치, 영업시간 탄력적 운용, 기업밀착형 통합점포 등을 통해 조달과 실질적 수익 올리면서 1인당 생산성 올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