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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대 차고 신발에 숨기고’ 마약밀수 조직원 16명 기소

이종일 기자I 2024.07.02 11:11:26

인천지검, 마약밀수 조직원 16명 구속기소
'천만원짜리 고액알바' 홍보해 운반책 모집
고교생 등 10대 청소년 4명도 운반책 가담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마약류를 밀수한 조직원 1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박성민)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로 A씨(23·중간 간부급 관리책) 등 마약 밀수조직 4곳의 조직원 16명(말레이시아인과 중국 동포 3명 포함)을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도피 중인 B씨 등 3명(중국 동포 2명 포함)을 인터폴 적색수배했다.

인천지검 수사관들이 2일 청사 대회의실에서 캄보디아발 마약밀수 사건 압수품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A씨 등 19명은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필로폰 21.3㎏, 케타민 1.4㎏, 합성대마 2.3㎏을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밀수된 마약류는 소매가로 70억원 상당이다.

기소된 16명 중 관리책을 제외하고 14명은 마약류 밀수 운반책(일명 지게꾼)이고 1명은 드라퍼(국내 유통책)이다. 운반책 11명은 마약 관련 전과가 없는 일반인이고 이 중 4명(고교 3학년 학생 1명 포함)은 10대 청소년이다. 운반책들은 A씨 등의 지시를 받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텔레그램 등을 이용해 일당 1000만원짜리 고액 아르바이트가 있다고 홍보해 운반책을 모집했다. 운반책들은 캄보디아 모 호텔 근처에서 필로폰 등 마악류를 받아 복대에 숨겨 배에 차거나 캐리어 안에 숨기고 신발 밑창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들여오다가 검찰,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을 야산에 묻고 A씨 등에게 해당 위치 사진을 보고하라고 지시받았다. A씨는 지난해 10월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올 5월 검찰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과 세관은 운반책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필로폰 15kg, 케타민 1.5kg을 압수하며 국내 반입을 차단했다.

캄보디아발 마약밀수 범행 구조도. (자료 = 인천지검 제공)
캐리어 마약 운반책의 상선은 지난해 4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유통에 가담한 공급책 이모씨(중국 동포)로 그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캄보디아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공급해온 이씨는 체포 과정에서 필로폰 700g과 제조 설비가 압수돼 캄보디아 현지법에 따라 처벌받을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캄보디아발(發) 필로폰 밀수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밀수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세관, 경찰, 국정원, 캄보디아 경찰청과 적극 협력해 수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텔레그램 등 보안 SNS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운반책을 모집하고 비대면·점조직 형태로 한 마약 밀수범행이 늘고 있다”며 “청소년들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마약 밀수조직에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마약류 밀수 범행이 갈수록 전문화·조직화되고 있다”며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 인천지역 수사실무협의체를 중심으로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공조해 밀수사범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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