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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비급여 상한선 지정 방식이다. 심평원은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료 10%를 급여 가격으로 결정하고 이 급여 가격의 10배를 비급여 상한선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올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판독료가 2000원이라고 하면 비급여 가격도 2000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25일 기준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된 국내 AI 의료기기 업체는 제이엘케이(322510)와 메디컬에이아이 코어라인소프트(384470) 딥노이드(315640) 등 모두 8곳이다. 제이엘케이는 뇌경색 진단 솔루션 ‘JBS-01K’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메디컬에이아이는 심부전 조기 발견 프로그램인 ‘AiTiALVSD’를 개발했으며 지난 4월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됐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뇌출혈 뇌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에이뷰 뉴로캐드’가 25일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딥노이드는 지난 8월 뇌동맥류 뇌영상검출·진단보조소프트웨어 ‘딥뉴로’를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받았다.
◇판독료 따라 사업 운명 갈릴 듯
특이한 점은 ‘판독료’에 따라 의료기기 업체들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검사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전문의 판독료의 경우 엑스레이는 2000~3000원, 컴퓨터 단층촬영(CT)는 7만~8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엑스레이, 심전도와 같은 필수의료 영역의 판독료는 급여가 적용돼 저렴한 반면 CT나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특수 검사는 판독료가 비교적 높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제이엘케이의 경우 현재 병원에서 MRI 검사 시 4만원, CT 촬영 시 3만원을 받는다. 현재 알려진 판독료를 기준으로 하면 상한선은 7~8만원이기 때문에 안건이 통과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회사의 기술이 적용되는 전문의 판독료가 이미 높은 수준이다 보니 현재 논의 중인 비급여 안건이 통과돼도 사실상 사업에 크게 영향이 없을 걸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부전 조기 발견 AI 프로그램을 보유한 메디컬에이아이 사정은 다르다. 필수의료 영역인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심부전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낮은 판독료가 적용된다. 메디컬에이아이는 기존 원가 등을 고려해 최소한으로 받아야 하는 비급여 가격대가 3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급여 상한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비급여로 받을 금액은 최대 3000원에 그치게 된다.
◇“비급여 측정 방식 달라져야”
메디컬에이아이는 판독료가 아닌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심부전 검사 방식과 비교해 비급여 금액을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심부전 검사를 위해 피검사 일종인 뇌성나트륨이뇨펩타이드(BNP)나 심장 초음파를 활용하고 있다.
메디컬에이아이 관계자는 “기존 의료진은 심전도에서 심부전을 판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우리의 기술은 심전도를 판독하는 의료진의 행위를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초음파나 피 검사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라며 “우리 기술의 수가를 심전도 수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필수의료 인공지능을 하는 기업들은 원가를 맞추기가 어렵다”며 “필수 의료에 해당하는 검사들을 분석하는 AI기업들은 앞으로 사업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에이아이를 포함해 필수의료 영역에서 쓰이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려던 업체들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AI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혁신의료기술을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도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 그래도 신의료기술평가와 달리 사용 전 서면동의서를 받고 있어 의료현장에서 활발히 쓰이기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인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급여가 적용되면 사실상 AI 의료기기 업체들은 제대로 된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