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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 "美 ISM제조업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

최정희 기자I 2023.08.10 11:19:58

신규수주-재고지수 차 반등하나
재고 감소하지만 판매가 더 빨리 줄어
美 상품 수요 둔화, 글로벌 경기 하방 압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하이투자증권은 미국의 7월 ISM제조업 지수가 예상치(46.9)를 하회한 46.4를 기록했는데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애틀란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실시간 3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가 현재 4.1%까지 상승했지만 아직까지 제조업 업황 반등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ISM 제조업 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ISM제조업 지수는 6월 46을 기록한 후 7월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지만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출처: 하이투자증권
류 연구원은 “신규수주-재고지수 차가 반등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세부 항목과 서베이 내용을 보면 긍정 요인보다는 부정 요인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신규수주 지수가 상승했지만 개선-악화 순응답 비율을 더 악화됐다. 신규수주 지수 반등은 전월과 비교해 ‘변동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아진 영향이다. 주문 잔고지수가 4.1포인트나 급등했지만 이는 주문이 증가했다기 보다 생산을 많이 하지 않아 주문 잔고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고객 재고가 매우 높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월비 1%포인트 늘어났다. 고객 재고 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하며 48.7을 기록했다. 생산 부문 역시 미국 내 탑6 산업 중 기계류만 생산이 확대됐고 나머지 의복류, 섬유 및 가죽류, 전기설비, 가전제품, 화학은 감소했다.

미국의 도매 재고/판매 비율은 ISM제조업 지수와 매우 강한 역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 비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재고가 줄어들긴 하지만 판매가 더 빠르게 줄어든다는 의미다.

류 연구원은 “미국의 이러한 수요 부진은 글로벌 경기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의 무역수지가 이를 잘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미국의 6월 상품 무역수지 적자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 수입이 모두 부진했지만 특히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결과였다. 류 연구원은 “중국 수출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저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미국 제조업 업황을 고려하면 중국 수출이 부진한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수입 수요가 부진하니 세계의 제조업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수출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류 연구원은 “중국 수출이 부진하면 한국 수출 또한 나홀로 독주하기 어렵다”며 “미국 수요 부진, 제조업 업황 부진은 중국, 한국 등 글로벌 경제의 저조한 수출 성적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초과저축 감소, 가솔린 가격 반등, 긴축 효과 누적 등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 동력은 점차 더 약해질 전망”이라며 “(상품) 수요 감소가 인플레이션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중국 내수 경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야기할 수 있는 글로벌 경기 하방 리스크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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