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첫 공판 이후 계속 재판 과정에서 눈을 감고 있거나,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으며 진술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이날 처음으로 자신이 여성 환자의 신체 부위를 만진 것이 치료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지난해 12월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 보내온 의료감정서를 근거로 A씨의 행동에 치료 목적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 특정 질환의 진단에 필요한 과정으로서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게 된 것”이라며 “의협의 사실조회, 의료감정서에서도 이러한 행위가 의학적으로 타당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A씨가 진술을 거부해와 오해를 받아왔지만, 이제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으며 의협에서도 감정결과를 보낸 만큼 이러한 점을 참작, 억울함 없도록 판결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A씨도 이날 입을 열고 ‘자기 방어’에 애썼다. 검은 패딩 점퍼 차림으로 출석한 A씨는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억울함 없게 잘 판결 부탁드리겠습니다”고 짧게 말하고 자리에 앉았다.
앞서 A씨는 2019년 아산병원 산부인과 인턴에서 근무하던 도중 수술을 앞두고 마취 상태로 대기 중이던 여성 환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주위에서 A씨를 제지했음에도 그는 수차례 환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수술 도구가 아닌 손으로 만지고, “직접 처녀막을 볼 수 있나요” 등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2021년 그를 재판에 넘겼다.
그는 재판 내내 눈을 감고, 재판부의 질문에 응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여기에 몇 차례 출석을 하지 않아, 재판이 계속 지연돼왔다. 검찰은 2021년 11월 A씨에 징역 3년을 구형하고, 성폭력범죄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에 7년간 취업 제한 명령 등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월 선고를 앞두고 있었으나, 변호인단을 교체하고 대한의사협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는 등 ‘시간끌기’를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그의 1심 재판은 1년 8개월여간 이어지게 됐다.
재판부는 오는 2월 9일 A씨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