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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투자펀드, 제대로 운영되는 걸까..27.4%만 집행

김현아 기자I 2016.09.18 21:41:34

인천, 전북, 부산센터 펀드 조성률 엉망
투자펀드 27.4%, 융자펀드 21.2%, 보증펀드 19.5%만 집행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전국 17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조성한 1조7000억 원(정부 발표 기준)의 펀드 중 실제로 집행된 것은 3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벤처투자가 2조 원을 넘어서는 등 나아졌다고 하지만 스타트업(초기벤처)의 자금난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운용사만 믿을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 집행 실적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이 18일 발간한 ‘정책현안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스타트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혁신센터 출범과 함께 초기벤처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투자펀드, 융자펀드, 보증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현재, 펀드 조성은 목표액에 미치지 못하고, 집행(운용) 실적은 초라하다.

◇인천, 전북, 부산센터 펀드 조성률 엉망

투자펀드는 목표액(8316억원) 대비 91.6%(7614억3000만원), 융자펀드는 목표액(5810억)대비 97.8%(5650억원), 보증펀드는 목표액(4920억원)대비 87.3%(4120억원)에 그쳤다.

특히 한진그룹이 지원하는 인천센터는 당초 투자펀드 목표액이 650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255억원만 조성(39.2%)했고, 효성이 지원하는 전북센터는 투자펀드 목표액은 405억원, 실제 조성은 305억원(75.3%)에 그쳤다.롯데가 지원하는 부산센터 역시 융자펀드 목표액이 800억원이었지만 실제 조성된 금액은 640억원(80%)이었고, 투자펀드 역시 목표는 520억원이었으나 실제 조성은 242억8000만원(46.7%)에 그쳤다. 부산센터는 목표액이 1000억원이었던 보증펀드는 아예 조성조차 못했다.

◇펀드 집행실적은 더 초라…투자펀드 27.4%, 융자펀드 21.2%, 보증펀드 19.5%

그래도 전체 혁신센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펀드 조성은 목표대비 80~90% 이상 성공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집행 실적은 초라한 것으로 드러났다.투자펀드의 27.4%, 융자펀드의 21.2%, 보증펀드의 19.5%만 실제로 운용되고 있는 것이다.

펀드 집행률이 10% 미만인 센터들도 많았는데, 투자펀드 부문에서 GS가 지원하는 전남센터 집행률이 2.7%였고, 융자펀드 역시 0.22%, 보증펀드는 0.6%에 불과했다. SK가 지원하는 세종센터는 투자펀드 집행률이 0%였고,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울산센터는 융자펀드 집행률이 2.2%, 카카오가 지원하는 제주센터는 융자펀드 3.1%, 한진이 지원하는 인천센터는 융자펀드 4.1%, 한화가 지원하는 충남센터는 융자펀드 6%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펀드 중 스타트업들이 투자펀드보다 꺼리는 융자·보증 펀드가 전체 펀드(1조7000억원)의 56.5%를 차지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투자펀드는 7614억3000만원 조성된 반면, 융자나 보증이 필요한 대출형 펀드 규모는 9770억원인 것이다.

더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보도자료는 3곳(서울, 제주, 세종)을 빼고 청와대에서 만들어 배포할 정도로 대통령의 제1관심사였고, 개소식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게 창업과 벤처를 위한 펀드 조성과 운영이었지만 현재 드러난 펀드 현황이나 운용을 보면 매우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나 센터들은 운용실적에 대해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쉬쉬해왔다”며 “이 자료는 최근 입수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주간 운영현황’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투자펀드는 운용사가 쉽게 투자하려 들지 않고, 융자 및 보증펀드는 담보나 대출형이어서 스타트업이 꺼리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정부는 자랑만할 게 아니라 운용실적이 형편없었던 점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전담 대기업이나 투자사, 운용사 손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적극 집행되게 하고, 운용 결과에 대해서는 면책적 권한을 부여해 스타트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창조경제혁신센터별 펀드 조성 및 운용 현황(8월 26일 현재, 단위: 억 원)
출처: 더민주당 정책현안보고서,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주간 운영현황’ 자료 입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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