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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읽어주는 남자]신성솔라에너지, 위기가 기회?

박형수 기자I 2016.04.28 12:11:00

유상증자로 299억원 조달…재무 안정보다 증설 택해
전 세계 태양광 시장 성장기…규모의 경제로 경쟁력 강화
고객사 편중과 재무구조 개선은 풀어야할 과제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 국제유가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지만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산업 전망은 여전히 밝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가 나서서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려면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태양광 발전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산업내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는 이어지고 있다. 태양전지와 모듈을 생산하는 신성솔라에너지(011930)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생산설비를 확충한다. 재무구조를 봤을 땐 부채 상환이 시급하지만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선택으로 보인다.

증자에 참여할 권리가 있는 기존 주주는 신주 발행가가 현재 주가보다 30%가량 낮아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신주가 장내에서 거래되기 시작되면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성솔라에너지의 주요 고객사였던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업체 선에디슨(SunEdison)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이어가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위기를 기회로…내실보다는 성장에 방점

신성솔라에너지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2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있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뒤 실권주가 생기면 다음달 12일부터 이틀 동안 청약을 받는다. 조달한 자금 가운데 184억원은 태양전지 장비를 구매하고 공장을 증축하는 데 사용한다. 계획대로 증설을 끝내면 충청북도 증평군에 있는 태양전지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420MW에서 600MW로 늘어난다. 나머지 조달 자금도 주요 원재료인 웨이퍼와 페이스트를 구매하는 데 쓴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고객사를 늘려 지속 가능한 기업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지난해 ‘제21차 기후변화협약’을 통해 파리협정을 채택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신기후 체제’가 출범했고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태양광 산업이 성장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전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57GW~60GW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는 67GW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나라도 공급의무화 제도(Renewable Portfolio Standard·RPS)를 도입해 태양광 발전 설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함께 기술의 발전으로 태양광 설치가격이 지속적인 내려가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한 중국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2012년까지 전 세계 태양광 수요의 68%를 유럽이 차지했으나 2040년까지 누적설치량을 예상했을 때 최대 설치국은 중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40년까지 중국의 태양광 설치량은 1000GW에 달해 세계 태양광 수요의 약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팔지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가능성 커

신성솔라에너지의 위험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관리를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산업은행 주관의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지난해 약정 이행 사항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고 차입금 상환 시기를 내년 말까지로 미뤘다. 은행권 차입금 약 1850억원에 대해 2017년까지 상환의무는 없다. 앞으로 2년 동안 상환의무가 도래하는 금액은 관계사 차입금 약 50억원과 사모사채 35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성솔라에너지의 부채총계는 2570억원, 부채비율은 413.91%에 달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65.08%으로 재무안정성 측면에서 위험 요인을 안고 있다. 담보차입금 채권최고액은 1730억원이며 신성솔라에너지가 보유 중인 유형자산, 투자부동산의 장부가액은 1743억원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실질적으로 추가로 유형담보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앞으로 은행권에서 추가로 차입하기는 쉽지 않다.

고객사 편중 현상도 신성솔라에너지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선에디슨으로 공급할 예정이던 태양전지 매출을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인 플렉스(Flex)로 돌렸다. 지난 1일 플렉스와 앞으로 2년간 매분기 100MW의 태양전지를 공급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출처 편중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플렉스로 공급하는 것도 MOU에 기반을 둔 것으로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므로 지속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플렉스와체결한 MOU가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았을 땐 신성솔라에너지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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