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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車-철강-건설` 3대축, 새 10년 연다

원정희 기자I 2011.04.29 11:49:25

현대차그룹 새 비전 날개달고 훨훨..글로벌 위상 높여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넘어선 '에코 밸류 체인' 완성
건설 경기 악화 및 원자재가 상승, 환율 문제 대응 주목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현대건설과 함께하기에 지나온 10년이 더욱 의미있고, 앞으로의 10년은 더욱 더 빛날 것입니다."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이달 초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한 뒤 현대건설 임직원과 가족들을 초청한 상견례 장소에서 건넨 이야기다. 정 회장의 한마디는 현대건설(000720)이 현대차그룹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그룹 비전까지 응축하고 있다.

옛 현대그룹의 뿌리인 현대건설을 품에 안음으로써 현대차그룹은 그룹의 적통성을 확보했다. 동시에 `자동차-철강-건설`로 이어지는 그룹의 성장을 위한 3대 축을 비로소 완성했다.

이는 최근 현대차그룹서 발표한 그룹의 `비전 2020`으로 구체화 됐는데,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도전, 그리고 미래를 위한 밑그림으로 제시됐다.
 
현대차그룹이 직면한 과제, 즉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적통성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 이외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점, 그간 그룹 성장을 이끈 자동차부문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지 여부는 새 비전의 실현여부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비전2020으로 글로벌 기업 위상 한단계 높인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비전 `Together for a better future(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행)`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간존중과 환경친화적 경영을 실천해 최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현대차그룹 `비전 2020`

그룹은 자동차, 철강, 건설 등 핵심 사업분야별 `비전 2020`과 핵심전략도 함께 발표했다.
 
성장을 주도했던 자동차와 철강사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그룹의 새 가족이 된 건설부문은 시너지를 통해 발전 시키겠다는게 새 비전의 뼈대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을 포함한 계열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설명회를 열어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최근엔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아산공장, 현대제철 당진공장 등 그룹내 주요 사업현장을 방문해 비전을 체화하기도 했다.

◇`에코 체인`으로 `자동차-철강-건설` 성장축 완성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일관제철소 고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이른바 `쇳물에서 자동차`에 이르는 `친환경 자원순환형 그룹`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건설부문까지 이어지는 `에코 밸류 체인`도 완성했다. 자동차분야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의 친환경차 개발, 철강분야에서 밀폐형원료처리시스템 등 친환경화, 그리고 그린시티, 친환경빌딩, 원전 등으로 대표되는 건설분야를 확보함으로써 가능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사기를 전달받아 흔들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통해 종합엔지니어링 사업에 진입해 해양자원 개발사업, 신규자원 개발 등의 녹색 신성장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여러차례 밝혔듯 `자동차-철강-건설`을 성장의 핵심 축으로 삼고 발전시키겠다는 전략도 공고히 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현대건설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상호 보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그룹 역량을 결집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건설을 통한 전기차 인프라 구축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 최근 현대건설 임원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점령군'이 아닌 '지원군'임을 대내외에 보여주기도 했다. 기존 사업본부장들을 대부분 유임시켜 사업본부의 안정을 꾀한 것. 이것이 조직안정과 함께 향후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는 초석이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건설경기가 불투명한 점은 현대차그룹으로선 부담요소가 되고 있다. 이를 시너지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그룹의 숙제이자, 현대건설 인수가 그룹의 `적통성 회복` 이외의 `플러스 알파`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길이기도 하다.
 
◇쉽지 않은 대외 여건 속 10년 지속성장 발판 다진다

현대차그룹이 2020 비전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은 탄탄한 외형 성장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의 성장은 향후 10년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인 셈이다.

지난 2000년 기아차(000270) 인천제철(현 현대제철(00402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하이스코(010520) 현대캐피탈 등 10개 계열사에 불과했던 현대차그룹. 이제는 현대건설을 포함한 50개 계열사를 거닐게 됐다. 총자산도 36조원에서 126조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명실상부한 재계 2위 그룹으로 거듭났다.

▲현대차그룹 새 CI

특히 자동차부문의 경우 한동안 미국 시장에서 `싸구려 차`라는 이미지로 시달렸지만 지속적인 품질·혁신 경영을 통해 `믿을 만한 차`로 자리매김했다.

더 나아가 품질을 기반으로 한 현대차의 `제값받기` 전략도 글로벌시장에서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올 1분기 미국과 유럽에서의 현대차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19.8%, 44%나 늘어났다. 이는 또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형차 중심의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는데에는 갈길이 먼 상황이다.

때문에 그룹은 앞으로도 질적성장에 포커스를 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는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이루는 게 목표"라며 "가장 적절한 지점에서 양과 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246만대를 팔았던 현대·기아차는 10년 후인 올해 633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5위의 자동차기업에서 이제는 도요타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제치고 글로벌 3위를 넘볼 위치에 올라섰다. 
 
단기적으로 환율문제, 아중동 정정상태 등 대외여건이 녹록치 않지만 지난 10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은 품질경영에 기초한 탄탄한 체력과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맞물려 또 다시 향후 10년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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