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새롬기술(35610)의 주가를 쥐고 흔들었던 다이얼패드 폭풍이 일단 가라앉았다.
다이얼패드의 상황이 근본적으로 나아진 것은 없지만 오상수 전 사장의 사재투입으로 일단 사망선고는 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식물인간 상태의 다이얼패드의 회복시기는 섣불리 예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산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도 않았다.
최근 급박하게 흘러온 "다이얼패드 사태"는 모기업인 새롬기술에게 특히 적지않은 타격을 입혔다.
다이얼패드 파산설부터 대표이사 사임, 사재출자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이 향후 새롬기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업계의 전문가들은 로스컷 효과, 구조조정 가속화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롬기술의 주가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다이얼패드 기대감"이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새롬기술의 주가는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컷..더 이상 출혈은 없다
"다이얼패드 효과"의 가장 큰 부분은 "돈 먹는 하마"로 비유되던 다이얼패드에 대해 더 이상 새롬기술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새롬기술측이 오 전 사장의 사채출연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지분법 평가손실은 차치하고라도 다이얼패드의 자금 고갈로 당장 수백억원의 현금을 새로 쏟아부어야 했던 새롬기술은 그만큼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당장은 가슴이 쓰리지만 앞으로 다이얼패드에 대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새롬기술의 투자 중단으로 다이얼패드의 기업가치가 줄어들겠지만 오히려 다이얼패드의 지분은 44%로 늘려놓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다이얼패드의 회생 여하에 따라 장기적인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구조조정 가속화 계기
새롬기술은 다이얼패드사업 실패를 계기로 방만한 사업부문을 재정비하고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적어도 내년부터는 더 이상의 현금소진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목표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늦은 감도 있지만 구조조정을 결정한 것은 새롬기술의 실적호전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월 2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새롬기술은 자회사 정리와 직원들의 정리해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비용을 최대한 줄여나갈 계획이다.
급격한 시장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언젠가는 선택해야 했던 카드였지만 다이얼패드 사태를 계기로 앞당길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110억원 손실확정..대여금 출자전환은 논란
그러나 새롬기술이 다이얼패드에 빌려준 52억원의 대여금을 출자전환키로 함으로써 다이얼패드 파산시 우려됐던 110억원의 재무상 손실은 완전히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대여금의 출자전환이 사실상의 간접지원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새롬기술의 관계자는 "다이얼패드가 파산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자금을 대겠다는 오 전 사장의 출자전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며 "다른 기업이라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새롬기술이 출자전환을 끝까지 거부했을 경우 다이얼패드는 이 대여금을 반환해야 한다. 이는 결국 다이얼패드의 유일한 자금원인 오 전 사장의 부담이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재출연 규모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양측이 사재출연과 출자전환이라는 카드를 서로 주고 받으며 한 발씩 물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약 2000만달러(25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올 하반기 다이얼패드의 손실을 고려하면 하반기 지분법평가손실이 100억원에 달하게 돼 출자전환된 52억원 역시 그동안 남아있던 56억원의 장부가치와 함께 모두 손실로 처리된다.
이 경우 내년부터는 다이얼패드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실이 새롬기술의 재무제표에 부담을 주지 않게 된 점도 다이얼패드 효과의 긍정적 요인으로 보인다.
◇여전히 기대반, 걱정반
오 전 사장의 사재출연으로 다이얼패드 문제가 일단락된 듯 하지만 "다이얼패드를 과연 살릴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여전히 새롬기술의 목을 죄고 있다.
앞으로 다이얼패드로 인한 직접적 손실은 없을 것이지만 새롬기술의 현 주가에는 여전히 "다이얼패드 회생 기대감"이 상당부분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다이얼패드가 극적으로 회생, 외부투자를 받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세워나갈 경우 2대주주인 새롬기술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다이얼패드 회생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다이얼패드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오 전 사장 역시 "뚜렷한 방법은 아직 없다. 단지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말할 정도다.
일단 6개월~1년 정도의 운영자금을 바탕으로 시장상황을 주시하며 버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다이얼패드의 구조조정 역시 서비스 품질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윈도XP 탑재로 다른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하는 다이얼패드는 구조조정 자체가 부담스러운 입장이기도 하다.
새롬기술 역시 현재까지는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수지를 맞춰 나가겠다는 방어적 입장이어서 시가총액을 뒷받침할 뚜렷한 수익엔진은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이 새롬기술에 대해 "다이얼패드 효과"가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나 주가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대우증권 조점호 연구원은 "오 전 사장의 발표에 새로운 내용은 없으며 새롬기술의 상황도 그리 달라질 것이 없다"며 "앞으로 새롬기술과 다이얼패드의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얼패드와 새롬기술의 끈질진 인연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