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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 60%의 대(對)중국 관세 부과와 함께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북미 우방인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선 25%의 보편관세 부과를 언급했다. 이 같은 트럼프 당선인의 공언이 내년 1월20일 신행정부 출범 후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는 알 수 없지만, 상·하원까지 장악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대부분 현실화하리란 게 통상 전문가 다수의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이 트럼프 당선인의 앞선 발언을 토대로 1~4개 시나리오별로 우리 수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의 대미국 수출 감소 효과는 9.3~13.1%로 분석됐다.
대중국 관세 60%, 전 국가 보편관세액 10%를 가정한 시나리오에선 우리 대미 수출 감소율이 9.3%로 가장 적었고, 대중국 관세 60%, 대멕시코·캐나다 관세 10%, 나머지 국가 보편관세액이 20%로 차등 적용되는 시나리오에선 수출 감소율이 13.1%까지 커지리라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4.7~8.3% 줄고, 2대 품목인 자동차 역시 5.9~13.6%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로 관세가 차등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조치에 따라 업종별로 유불리가 갈릴 순 있지만, 미국의 수입시장 전반의 축소와 함께 우리 대미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 자체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한국은 현재 0%대 대미 수출 관세율을 보장받고 있는 만큼 FTA 미체결로 평균 4%의 관세를 내는 일본·베트남 등 경쟁국 대비 그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 또 중국은 이미 20%대 고율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중국산을 한국산이 대체하리라 기대하기도 어렵다.
대미 수출액이 10% 전후 줄어들면 우리 경제 전반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우리의 대미국 수출액은 최근 빠르게 늘어 지난해 1157억달러로 대중국 수출액(1248억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올해도 11월까지 이미 전년보다 많은 1159억달러를 수출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 이른다. 대미 수출 감소로 우리 경제의 명목 부가가치 역시 0.34~0.46%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액수로 환산하면 7조9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이다.
보고서는 “관세장벽에 따른 한국 기업의 생산시설 미국 이전이 더 활발해진다면 대미 수출과 부가가치 감소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며 “보편관세 부과 예외국 혹은 차등 부과국으로 지정될 수 있는 외교적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