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의약 담당 관청에서 약 담았던 합
자외선·X선 조사 및 3D스캔 활용 원형 되찾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보물 ‘청자 상감 상약국명 음각운룡문 합’(이하 ‘청자 상약국명 합’)의 과학적 보존처리와 복원을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 보존처리 완료된 보물 ‘청자 상감 상약국명 음각운룡문 합’. (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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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상약국명 합’은 고려시대 의약을 담당하던 관청 상약국(尙藥局)에서 약을 담는 용도로 사용한 합이다. 뚜껑과 몸체에는 각각 상약국 명문이 백색의 태토(도자기의 바탕흙)로 새겨져 있다. 이는 매우 드문 경우로 고려시대 청자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서 1978년 보물로 지정됐다.
‘청자 상약국명 합’ 뚜껑 일부는 과거 수리된 적이 있다. 수리 부분의 경계면은 일본에서 유래된 ‘킨츠기’(깨진 기물을 옻으로 결합한 뒤 금분·은분 등으로 수선하는 것) 기법이 적용됐 있었다. 2022년 정기조사를 통해 해당 수리 부분에 변색, 균열, 들뜸, 박락과 같은 손상이 확인돼 ‘보존처리 필요’ 등급을 받았다. 국가유산보존처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존처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 보물 ‘청자 상감 상약국명 음각운룡문 합’ 3D 스캔 및 프린팅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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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2023년 5월부터 ‘청자 상약국명 합’의 보존처리를 진행했다. 과거 수리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사용 재료의 정보를 얻기 위하여 성분 분석도 실시해 장석류 등의 토양재료와 티타늄화이트 성분의 유약층, 옻칠 접착제 등이 사용됐음을 확인했다.
유물의 원형을 확인하고자 자외선(UV)조사와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해 과거 수리된 범위를 명확히 파악했다. 손상된 과거 수리 재료와 킨츠기 기법의 금분도 유물의 원형에 손상이 없도록 모두 제거했다.
제거된 부위는 3D 스캔 및 프린팅 기술로 모델링하는 방법을 활용해 복원했다. 이는 복원 시 가공이 쉽고 나중에 필요한 경우 제거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보존처리가 완료된 ‘청자 상약국명 합’은 10월 초 관리단체인 한독제석재단 한독의약박물관으로 인계돼 향후 전시를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