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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나라살림 103.4조원 적자…'세수 결손'에 연간전망 초과

이지은 기자I 2024.08.14 11:00:00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8월호'' 발표
1~6월 총수입 3조↓·총지출 20.3조↑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 역대 두번째 커
국가채무, 국고채 상환에 9000억 감소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 상반기(1~6월) 나라살림이 103조원 넘게 적자를 내며 올해 예상했던 연간 적자 폭(91조 6000억원)을 약 11조원 초과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펑크’가 발생한 지난해보다도 국세수입이 10조원 덜 걷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월간 재정동향 8월호(6월말 누계기준)’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296조원으로 1년 전보다 3조원 감소했다. 국세수입이 168조 6000억원으로 10조원이나 줄었는데, 이 중에서도 법인세가 16조 1000억원 감소한 게 영향이 컸다. 국세수입 진도율은 45.9%로 정부가 올해 예상한 국세 전망치(367조 3000억원)의 절반도 걷히지 않았다. 세외수입은 16조 5000억원으로 1조 1000억원 증가했다. 기금수입은 8조 7000억원 증가한 110조 9000억원이었다.

반면 상반기 총지출은 371조 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조 3000억원 증가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재정신속집행의 여파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올해 재정 신속집행 연간 계획 252조 9000억원 중 167조 5000억원을 상반기 지출해 1년 전보다 7조 8000억원 늘었다.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3조 2000억원)과 기초연금 지급(1조 3000억원), 부모급여 지급(1조) 등 복지 분야 지출도 줄었다. 총지출이 총수입을 웃돌면서 통합재정수지는 76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103조 4000억원 적자였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110조 5000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큰 수준으로, 2014년 월별 재정통계 산출 이래 1~6월 누적 적자 폭이 100조원을 초과한 건 2020년과 2022년(101조 9000억원), 올해까지 세 차례 뿐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 6000억원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상반기 누적 적자 규모가 이를 초과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6월 말 기준 재정수지는 적자가 증가하는 모습이었고, 7월부터는 개선되는 흐름이었다”면서 “법인세는 3·8월, 부가가치세는 1·4·7·10월에 들어오다 보니 5·6월에는 주요 수입이 적다고 볼 수 있고 지출은 상반기 신속집행이 6월 말까지 많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에는 부가세 수입이 예상됨에 따라 통상적인 흐름대로 이번 달보다는 관리재정수지가 개선될 거라고 예상된다. 다만 세수 재추계 등 향후 수입 여건이 불투명해 당초 내세웠던 연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월간 재정동향 8월호. (자료=기재부 제공)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는 1145조 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000억원 감소했다. 분기 말인 6월에 국고채 상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올해 예산상 계획된 국가채무 규모는 1163조원이다. 지난해 말 대비로 보면 국가채무는 53조 4000억원 늘었다.

한편 7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5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7월 국고채 발행량은 115조 9000억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73.2%에 해당한다.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는 4조 7000억원으로 4개월 연속 순유입됐다. 외국인 국고채 보유 잔액은 7월 말 기준 231조 7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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