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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액수의 당첨금 때문에 스페인어로 ‘뚱보’를 뜻하는 이름이 붙은 엘 고르도 복권은 성탄절을 앞두고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이 함께 돈을 모아 공동으로 구매하는 것이 전통이다. 일반적으로 복권 10장으로 구성된 1세트를 여러 개 구매하는 방식이다. 당첨되면 당첨금 역시 인원수에 맞게 나눈다.
마드리드의 한 공기업에선 약 2000명의 직원들이 엘 고르도를 공동 구매해 한사람당 2만5000유로(약 3400만원)의 당첨금을 나눠갖게 됐다. 이들은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단체로 노래를 부르며 당첨을 축하했다. 한 직원은 “이 복권의 최대 이점은 당첨된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추첨이 이뤄진 마드리드의 왕립 오페라 극장의 추첨식 현장에서도 당첨자가 탄생했다. 페루 출신의 여성 펄 가비디아는 자기 몫으로 40만유로(5억4000만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일하던 카페에서 실직한 그는 마드리드에 아파트를 한 채 마련하고 두 아이를 위한 학비에 당첨금을 보태 쓰겠다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그가 복권을 어떤 사람들과 공동으로 구매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812년 처음 판매를 시작해 매년 이날 추첨을 하는 복권은 오늘날 스페인에서 하나의 성탄절 문화로 자리 잡았다. ABC는 추첨이 이뤄지기 몇 주 전부터 사람들이 추운 날씨와 비바람에도 불구하고 엘 고르도를 사기 위해 상점 앞에 줄을 섰다고 전했다.
당첨되기 위해서는 1~9만9999 사이의 숫자 다섯 자리를 모두 맞춰야 한다. 가격은 1장당 20유로(약 2만70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