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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이상민·윤희근' 파면론…기류바뀐 與, 일단 '경찰책임' (종합)

배진솔 기자I 2022.11.02 11:41:45

野권, '이태원 참사'에 "국가 무한책임 져야" 강조
이상민·윤희근 파면 이어 尹 대통령 사과 목소리도
與 "경찰 초기 대응 미흡…응당한 응분의 책임 물을 것"

[이데일리 배진솔 이상원 기자] 정치권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날 ‘112신고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던 국민의힘도 국가 애도 기간인 5일 이후엔 책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권 ‘이상민·윤희근’ 경질 이어 尹 사과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태원 참사 다섯 째날인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국민들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가는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있다”며 “정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참사 전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대처를 꼼꼼히 살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정치적·행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국가 책임임을 인정해야 수습과 진상규명, 제도개선도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과 윤 청장에 대한 책임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사과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태원 참사 최종 책임자는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우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즉각 파면하고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라. 파면은 공무원 중징계를 의미할 뿐만 아니라 사법처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은 이 장관과 윤 청장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 이들은 대책 마련 주체도, 참사의 수사 주체도 아니다. 이번 참사의 책임자이고 수사받아야 할 대상”이라며 “부실 대응으로 인재를 야기한 당사자들이 연일 입만 열면 책임회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진실의 문이 열리고 있다. 어제 공개된 112 신고 녹취록으로 이번 참사가 정부의 무능과 부실 대응이 부른 명백한 인재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與 ‘책임 추궁’ 예고…112 신고 녹취록에 “충격, 응분 책임 물을 것”

여권 내부에서도 전날 공개된 112 신고 녹취록에 대해 언급하며 관련자 ‘책임 추궁’을 예고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희근 경찰청장이 어제 이태원 사고에 대한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고 공식 사과했다”며 “네 번이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 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자 문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거기에 근거해 진행해야 한다. 우리는 책임을 어디에도 미루지 않겠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전날 공개한 참사 당일 112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34분 최초 신고가 접수된 후 인명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압사당할 것 같다’는 등 위급 상황을 알리는 1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 장관과 윤 청장도 전날 대응 미흡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정 위원장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신고 녹취록 공개가 대통령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들었다”며 “한 점 의문없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 드릴 수 있다. 응당한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사건 수습과 유족 보호와 위로가 급선무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며 “어제 112 신고 녹취록을 듣고 많은 국민이 충격받고 분노하고 있다. 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에 용산구·서울시·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이 사전 대응하지 못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112신고 녹취록 이후 사고 수습 이후 본격적으로 이들에 대한 문책론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기류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청장을 넘어 이 장관까지 경질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일부 깔려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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