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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구글과 메타, 아마존과 같은 기술기업은 수십만 명을 신규 채용하며 미국 경제를 주도해왔다.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 원격 통신 등의 기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으며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는 기술주에 대한 투자를 촉진했다.
그러나 기술기업들은 최근 잇따라 고용을 동결하고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기술기업의 성장동력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도 해당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는 급락세다. 넷플릭스와 메타,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추락했다. 같은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낙폭(약 13%)의 2배가 넘는다.
이같은 기술주들의 부진에 대해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분석과 추가 하락의 전조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기술기업이 쉽게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 등이 단기간에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베스코의 케빈 홀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그동안 흥청망청 호황을 누렸다”라며, 투자자들은 역사적인 저금리 시기 동안 기업의 성장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게 아닌지 되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 외에 금리 인상 등의 거시적인 위험 요인을 신중하게 고려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마크 스토클 애덤스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위험 회피를 원하며 기술 분야가 가장 쉬운 대상이었다”라면서 “이러한 주식에 대한 매수세는 가시적인 성과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지금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반도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역시 각국의 봉쇄조치에 따른 공급망 교란으로 판매 단가 상승, 수요 급증 등 팬데믹 특수를 누린 분야이기 때문이다.
WSJ는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회사 등과 같이 팬데믹 관련 수요로 급성장했던 기업들을 피하고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블랭크 쉐인 자산관리회사의 로버트 쉐인 최고투자책임자는 대차대조표가 탄탄한 성숙기 기술 회사들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