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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고3 재학생과 졸업생 1만2000명의 수능 가채점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1등급 중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89.5%에 달했다. 반면 수학 1등급의 10.5%만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수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는 주로 이과생이 응시하고, ‘확률과 통계’는 문과생이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수능 수학에서 1등급의 10.5%는 문과생, 89.5%는 이과생일 것으로 추정된다. 2등급에서도 문과생 20.8%, 이과생 79.2%의 결과가 나타났다. 분석대로라면 올해 수능 수학에서 1·2등급 모두 문과생은 이과생보다 크게 뒤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작년 수능과 비교해보면 문과생은 올해 확실히 더 불리해졌다. 지난해 수능에서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나형 1등급은 총 1만3894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에서 문과생 위주의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1등급은 2339명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수학 1등급 문과생의 수가 작년의 17.2%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셈이다.
반대로 이과생은 지난해보다 올해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가 급증했다. 작년 수능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 중 1등급을 받은 학생은 7066명이었지만, 올해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응시자 중 1등급은 1만9882명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에 비해 약 3배가량 1등급을 받는 이과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수능까지 문·이과생은 수학 가·나형으로 서로 다른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올해 수능부터 수학은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져 수험생들은 공통과목을 풀고 선택과목을 응시했다. 전체 30문항 중 공통과목 22문항을 문·이과생이 함께 풀게 되는 것이다. 문과생보다 수학에 더 강점을 보이는 이과생이 좋은 점수를 받기 유리한 구조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모의평가 때와 다르게 수능에선 상위권 반수생이 합류했기 때문에 고3 문과 학생들에게 더욱 불리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다만 정시모집은 보통 문과 학생은 문과생끼리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과생보다 불리하다는 점에 크게 낙담할 것까진 없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수시모집에선 문과생들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문·이과로 나눠 점수를 산출했을 때는 1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던 문과생도 통합형 수능에선 이과생에 밀려 하위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에서 문과생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확보하는 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입시전략을 수립할 때 문과생들이 유의해야 할 사항들이 더 많아졌다고 조언한다. 임성호 대표는 “문과생이 이과 학과로 교차지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며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최종 채점 결과에 따른 유불리 전략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