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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산유국들에 세계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 행정부가 석유와 휘발유 가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에너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세계 에너지 시장의 반경쟁적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사우디와 러시아 주도의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에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섰던 2014년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서 점차 회복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서다.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일부 국가들이 발전 에너지원을 가스에서 석유로 전환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세계 여러 국가는 소비 회복과 공급망 문제, 인건비 상승 등으로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물가 상승 요인인 유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OPEC+는 대유행 초기부터 원유 공급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수요 부진으로 생산량을 하루 1000만배럴 이상 감산했던 OPEC+는 7월 580만배럴까지 감상량을 줄인 뒤, 8월부터 매일 40만배럴씩 증산하고 있다.
미국은 이달 초 OPEC+ 장관급 회의를 앞두고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추가 증산을 요구했으나 산유국 협의체들은 현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
사우디가 이끄는 산유국 그룹은 잇따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경계하고 유가 상승의 혜택을 받는 회원국들의 재정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진단이다.
현 상황의 열쇄를 쥐고 있는 건 산유국들이다.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수요 회복 이상의 증산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회의에서 OPE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이달 중으로 증산 결정을 위한 회의가 또 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