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 개발정보업체인 지존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공공주택지구·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산업단지·도시개발사업 등 16개 사업지구에서 모두 3조7307억 원 가량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예정이다. 이들 사업지구의 면적은 850만3928㎡로 여의도보다 넓다.
지난달부터 38만6390㎡ 규모의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가 3600억 원 규모로 추산되는 토지 보상을 시작했고 10만㎡가 넘는 ‘화성능동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이달 초부터 협의보상에 나섰다.
대구에서는 사업이 추진된 지 5년 만에 대구도시공사가 시행하는 111만 6754㎡ 규모의 ‘금호워터폴리스 일반산업단지’가 지난 15일부터 토지보상금 6900억원을 포함해 모두 7500억원에 달하는 편입토지와 지장물에 대해 협의보상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지는 규모만 111만 6754㎡에 달한다. 당초 토지보상금이 5000억 원 규모로 예상됐지만 땅값이 오르면서 감정평가 결과 보상금이 38% 늘었다.
다음달에는 고양 장항공공주택지구(156만 2156㎡)가 감정평가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협의보상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풀릴 것으로 추산되는 토지보상금은 1조 932억 원이다. 올해 토지보상 사업지구 중 최대 규모다. 이곳에는 오는 2021년까지 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 5500가구를 포함해 1만2340가구의 공동주택과 230가구의 단독주택이 들어선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수원 당수공공주택지구(96만 9648㎡)와 의정부 리듬시티㈜가 시행하는 의정부 복합융합단지(59만 300㎡)가 감정평가를 거쳐 12월부터 각각 4279억 원과 1989억 원으로 추산되는 토지보상을 시작한다.
이밖에도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훈풍이 불고 있는 파주에서 파주희망프로젝트 1단계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파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49만 1314㎡)가 11월부터, 새만금 개발사업과 연계한 동서간 교통망 구축사업으로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가 12월부터 각각 편입 토지 등에 대한 협의보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에서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를 1600억 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토지보상금은 총 1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 토지보상금은 이 보다 더 늘어난 25조원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라 지정된 성남 금토지구(58만 3581㎡)와 성남 복정 1·2지구(64만 5812㎡) 등 공공주택지구가 지구계획 수립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토지 보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34조8554억원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여기에 지난 정부에서 추진되다가 정권 교체로 중단되었던 도시첨단산업단지를 비롯해 과천 주암지구(92만 9080㎡) 등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행복주택 등으로 지구계획을 변경하고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올해에는 산업단지가 토지 보상시장을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땅값이 비싼 수도권에서 신규로 지정된 공공주택지구가 대거 토지 보상을 시작해 수도권 지역으로의 토지보상금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토지보상금의 향배에 따라 이른바 부동산의 ‘불의 고리’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과 수도권 1기 신도시 사이에 4~5개의 3기 신도시를 조성하기로 한데다 이미 발표한 공공주택지구도 추가 지정을 앞두고 있어 이들 사업지구가 토지 보상에 착수하는 향후 2년에서 3년간 토지보상금 규모는 역대 정부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