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린이에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물질 13가지 가운데 10가지가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력 결핍ㆍ과다한 행동ㆍ충동성이 주증상인 ADHD는 우리나라 어린이의 2∼7.6%가 겪고 있는 흔한 질환이다.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팀은 7일 해외 유명 학술 검색엔진에서 ADHD의 유해 환경요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 후보물질은 유기인계 농약 등 13개였으며 이중 프탈레이트ㆍ카드뮴 등 10가지가 환경호르몬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임 교수팀이 지난해 8월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논문ㆍ자료 검색 엔진(PubMed)ㆍ의학 문헌 검색 시스템(Medline)ㆍ구글 학술 검색(google scholar) 등을 이용해 ADHDㆍattention(주의력)ㆍhyperactivity(과잉 행동)ㆍharmful substance(유해물질)ㆍheavy metal(중금속)ㆍenvironmental harmful factor(환경 유해인자) 등 키워드를 입력해 관련 논문을 검색한 결과다.
임 교수팀은 이 연구결과(아동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유해환경인자)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했다. 임 교수팀의 리뷰 논문에 따르면 해외 유명 학술지에 ADHD의 발병ㆍ악화와 관련이 있다고 기술된 유해물질은 유기인계 농약ㆍPCB와 유기 염소계 농약ㆍ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ㆍPFCㆍPAHㆍ수은ㆍ납ㆍ비소ㆍ카드뮴ㆍ망간ㆍ담배ㆍ알코올 등 모두 13가지였다.
이중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는 물질이 PCB와 유기염소계 농약ㆍ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ㆍPFCㆍPAHㆍ수은ㆍ납ㆍ비소ㆍ카드뮴ㆍ망간 등 10가지에 달했다. ADHD의 발병ㆍ악화와 관련된 유해물질 중엔 일부 플라스틱에 든 환경호르몬 의심물질(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 중금속(수은ㆍ납ㆍ비소ㆍ카드뮴), 탄 음식에서 생성되는 PAH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프탈레이트ㆍ비스페놀 A가 들어 있지 않은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중금속에 최대한 적게 노출되도록 주의하며, 태운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린이의 ADHD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임산부의 흡연ㆍ음주도 자녀의 ADHD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임 교수는 “동물실험에선 어미의 (간접) 흡연에 노출된 새끼가 저체중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저체중은 ADHD의 위험요인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약 2만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국내 학자의 연구에선 임신 도중 담배를 피운 어머니가 낳은 아이가 ADHD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 여성의 아이보다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임신 도중 술을 자주 마신 여성이 낳은 아이가 ADHD아가 될 가능성은 비음주 여성 아이보다 1.6배 높았다.
임 교수는 “임신 중 음주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ADHD와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다른 질환이지만 태아 알코올 증후군아의 행동 증상은 ADHD아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